뉴진스는 케이팝 패러다임의 세대교체를 할 수 있을까?
2023/07/21
다이칸야마 프로젝트의 마스다 무네아키는 2차 대전 직후 일본의 베이비부머인 단카이 세대를 두고 프리미어 에이지라고 불렀다. 성장하고 팽창하며 풍부한 문화적 경험을 했던 이 세대가 나이가 들어서도 문화적 주도권을 잡고, 일본의 2030이 부러워하고 따라하려 한다는 이야기였다. 일본의 2030은 인구도 적고 경제는 침체되어 문화적으로 주도적이지 못하고 마이너일 수 밖에 없다는 한계가 있는데, 그건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의 전후 베이비붐 세대는 일본처럼 전쟁특수로 경제를 회복하지 못했기 때문에 단카이 세대 역할을 4050이 하고 있다. X세대부터 시작해 민망하게 밀레니얼에 낀 세대까지인데, 이 분들 지금 주말에 성수동과 홍대에 나가면 젊어진 기분 혹은 민망한 기분 느끼실 수 있다. 한창 청춘일 때 입던 옷을 요즘 애들이 고대로 입거든.
아무래도 4050이 뭐든 현역에서 프로듀싱을 할 권한을 갖고 있다보니 이렇게 된 것 같은데, 내 경우에 그 권력을 가장 크게 느끼는 프로덕트가 뉴진스라는 아이돌이다. 이 꺼지지 않는 레트로붐을 가장 주도적으로 활용하는 그룹. 79년생 민희진 CEO가 총괄하는 이 팀은 첫 등장부터 최근 신곡 Super Shy까지 비주얼과 음악 모두 90년대 말과 2000년대 초의 것들을 뒤섞고 세련되게 재가공해 내놓았다.
뉴진스의 재밌는 점이자 차별화된 지점은 레트로가 아닌 프로듀서의 세대적 정체성과 방향성에 있다. 69-71년생 수장이 앉아있는 YG, JYP, HYBE는 2~3세대 케이팝 그룹들을 배출했고 그들에겐 일관적 공식이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소비자가 아니었다. 1세대 소비자이면서 프로듀서가 된 79년생 민희진은 그 공식을 정반대로 가져가며 4세대 그룹 중 가장 이질적이고 눈에 띄는 그룹을 만들어냈다.
케이팝 그룹은 'K' 라는 특정국가 정체성을 드러내는 방향을 공식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