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극이 어떻게 예술이 되나요: 예술작품 속 재현윤리
2023/03/07
영화 <피아골>과 <엘리펀트>를 중심으로
그리 오래되지 않은 특정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 앞에서는 언제나 조금 흠칫하게 된다. 그러나 결국 많은 일은 언젠가는 창작물의 형태로 다시 조직된다. 실재했던 사건을 이야기로 재구성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당사자의 인격을 존중하고 상처주지 않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 일은 아주 어렵고, 복잡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피아골>은 한국전쟁의 상흔이 아직 다 아물지 않은 시기, 대놓고 반공의 목적을 가진 채 제작된 영화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영화는 '빨치산을 인간적으로 와닿게 묘사'한 작품이 되어 논란의 중심에 놓였고, 결국 극장에서 내려간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작품이 있다. 콜롬바인 총기 난사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엘리펀트>다. 영화 매니아들 사이에서 자주 회고되는 이 영화의 감독은, 사건에 대한 단편적 해석은 오히려 사건을 단순화시키는 측면이 있기에 아무런 해석 없이 그 날의 풍경을 그리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 상당히 '세련되며', '이야기하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 완성되었다. 영화 평...
그리 오래되지 않은 특정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 앞에서는 언제나 조금 흠칫하게 된다. 그러나 결국 많은 일은 언젠가는 창작물의 형태로 다시 조직된다. 실재했던 사건을 이야기로 재구성할 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당사자의 인격을 존중하고 상처주지 않는 것이 아닐까. 그리고 이 일은 아주 어렵고, 복잡한 측면이 있는 것 같다.
<피아골>은 한국전쟁의 상흔이 아직 다 아물지 않은 시기, 대놓고 반공의 목적을 가진 채 제작된 영화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이 영화는 '빨치산을 인간적으로 와닿게 묘사'한 작품이 되어 논란의 중심에 놓였고, 결국 극장에서 내려간다. 그리고 여기 또 하나의 작품이 있다. 콜롬바인 총기 난사 사건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엘리펀트>다. 영화 매니아들 사이에서 자주 회고되는 이 영화의 감독은, 사건에 대한 단편적 해석은 오히려 사건을 단순화시키는 측면이 있기에 아무런 해석 없이 그 날의 풍경을 그리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 결과, 상당히 '세련되며', '이야기하고 생각할 거리가 많은' 작품이 완성되었다. 영화 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