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보는 <응답하라 1994>

2024/01/28
스물여덟이 되어 되감아보는 <응답하라, 1994(이하 응사)>는 특별했다. 2013년 TV 앞에 자리를 잡고 본방송을 보던 때와는 확연히 달랐다. 당시 나는 무려 수능이 끝난 고3이었고, 쓰레기파와 칠봉이파로 나뉘어 친구들과 싸우기 바빴다. 그땐 대학에서 철없이 노니는 등장인물의 삶이 미래였고, 오랫동안 고대하던 모습이었다. 그렇게 설렘과 재미만을 느끼며 드라마를 시청했다. 그런데 10년이 지나고 다시 보니, 드라마가 불러일으키는 옛날의 감정들이 생각보다 바래고 흐릿해서 울지 않을 수가 없었다. 응사의 재생은 지나온 시간을 더듬는 일이었다.

나는 삐삐를 모른다. 서태지도 잘 알지 못한다. 응사에 나오는 모든 대중문화는 낯설지만, 학교에 다니고자 상경해서 낯선 서울에 친구들과 함께 적응해가는 모습은 익숙했다. 시끌벅적한 우정과 서툰 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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