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어린이도서관만들기 기록 - 12. 마을 돈 '두루'이야기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4/04/07

2007년 5월 31일(목)
   
"모기장 1,000두루, 아기옷을 10,000두루에 샀어요. 제가 입은 임신복도 두루로 산 거에요. 아는 사람이 썼던 것이라 정이 가고  더 안전하게 입을 수 있어서 좋아요."
   
필요한 물건을 고르는 회원, 물건 값은 '두루'로 계산한다.
   
우리가 알고 있는 돈의 세계와는 다른 곳이 있다. 두루 널리 쓰인다는 의미로 지역통화를 쓰는 ‘한밭레츠'의 ‘두루'는 대전지역화폐의 이름이다. 레츠는 나누고 보살피는 마음으로 지역경제와 환경을 생각하며 공동체를 복원하는 큰 개념이다. 대전한밭레츠에서 상근하는 박현숙(모래무지)씨가 강사로 나와 지역통화의 쓰임과 공동체확산을 위한 다양한 이야기를 영상을 통해 전해주었다.
   
'모래무지'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박현숙 상근활동가.

   
모든 거래에서 주기만 하고 받기만 하는 일방적인 거래는 없다. 거래가 성립되려면 주고받아야 한다. 현실에서 우리가 익숙하게 쓰고 있는 현금거래는 내가 돈을 내고 새 물건을 사는 것이다. 이와는 달리 ‘품앗이거래'는 도움을 주고받는 관계로 이웃을 먼저 떠올리게 한다.
   

누구에게나 잘 하는 것이 있으면 못하는 것이 있다. 내가 가진 게 별 것 아니라고 여겼던 것을 재주로 인정받는 기쁨이 있다. 한 예로 뜨개질을 즐겨하는 한 회원이 완성품으로 내놓은 물건을 다른 사람이 필요로 했을 때, 아 나도 할 수 있구나 라는 자신감과 내 물건을 사가는 사람에게 고마움을 느낀다. 그래서 더 나눠주고 싶은 마음이 생긴다. 


내 가치를 발견한 회원은 점점 자기가 하는 일을 전문화시켜 창업까지 가는 경우도 있다. 취미가 업으로 이어진 한 회원은 평소에 음식을 잘 만들었다. 반찬가게를 열었을 때, 같은 회원들은 최고의 단골이며 지지자가 되어 서로 보살펴주는 관계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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