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루덴스에 대한 해설. 파트 1
2023/08/16
네덜란드의 문화사학자, 요한 하위징아는 1938년 저서 ‘호모 루덴스’를 남긴다. 네덜란드어로 쓰인 첫 판본의 소제목은 ‘Proeve Ener Bepaling Van Het Spel-element Der Cultuur’이었고, 나중에 출판사 라우틀리지 & 케건 폴에 의해 출간된 1949년 영역본 소제목은 ‘A Study of the Play-element in Culture’인데, 대조하면 알 수 있듯 Spel-element를 Play-element라고 번역하였다.
호모 루덴스는 이후 놀이학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그에 따라 저서에 대한 비평도 많이 쓰였다. 근데 이러한 비평은 Spel 대신 Play라는 표현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일반적으로 Spel이 Play로 번역되니까, Spel에 Play의 맥락을 덧씌울 수 있을까? ‘놀이’라는 표현은 하위징아가 제2장에 할애한 바대로 언어에 따라 다른 맥락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쓰는 것 자체도 조심해야 했다. 여러 언어권에서 ‘놀이’를 표현할 때 어린아이의 놀이와, 조직된 게임에서 경쟁, 아니면 장난, 농담 등 희극적인 것 등등 여러 개념을 분리하기도, 통합하기도 한다. 이러한 가운데 Spel을 다른 표현으로 대체할 때 의미가 오염될 가능성도 있었다.
다행히 제2장은 놀이에 대한 다양한 언어권의 표현을 비교하였고, 호모 루덴스를 번역할 때 참고할 수 있는 일종의 기준으로 읽어낼 수 있었다. 그뿐만 아니라 독일어권의 어근 Spiel과 영어의 어근 Play가 관련되어 있다고 암시하는 대목이 있어서, 번역에 대한 문제 제기에 짧은 답을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길게 답하자면, 미묘한 설명이 덧붙여지는 것에 더해 아예 다른 이야기로 흘러가게 된다.
2장은 놀이-개념을 부분적으로나마 묘사하는 여러 문화권의 어근을 총망라하여 아예 본질적인 속성으로 흡수해 버리려는 하위징아의 야욕이 돋보이는 단원이다. “’놀이’라는 표제 아래 다양하면서도 상이한 아이디어의 그룹”에서 각각 속성을 차용하여 놀이 개념을 완성하고자 한다. 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