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드라마와 영화, 몰락의 길 걷지 않길 바라며

이응상
이응상 · 글쓰는 요식업 종사자
2023/05/03
한미일 드라마와 영화의 특징을 다룬 여러 우스개 소리가 있다. 미국은 의학물에서 환자를 치료하고 의학적으로 깊은 주제를 다루며, 수사물에서 범인을 잡고 수사를 한다. 일본은 주제에 상관없이 시청자에게 교훈을 준다. 반면 한국은? 연애를 한다. 아마 5~10년 전부터 돌던 유머라 많이 달라졌겠지만, 한국에서 만든 드라마, 특히 지상파에 나오는 작품 중에 이런 게 한두 편이 아니다.
KBS <(하라는 취업은 안하고) 출사표>,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포스터
내가 재미있게 봤던 KBS 드라마 <출사표>(2020)를 떠올렸다. 주인공 구세라(나나 분)는 여러 계약직을 하면서 윗사람의 갑질에 참지 않고 맞서는 취준생이다. 어느 날 한 구의원의 사망 이후 치러지는 보궐 선거 포스터를 보고 출마를 결심한다. 어려운 과정을 거쳐서 구의회에 입성하지만, 두 정당 사이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를 지키려 노력한다. 하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빠지지 않는 내용이 있다. 바로 어릴 적 친구이자 구청 계약직 당시 윗사람이었고, 구의원 당선 이후 비서 역할을 맡은 서공명(박성훈 분)과 연애한다. 물론 ‘오피스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라 밝힌 점은 나중에 알았지만, 먼저 예고편을 보고 기대를 했던 나는 살짝 아쉬웠다. 그 뒤에 봤던 ENA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2022)도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와 회사 송무팀 직원 이준호(강태오 분)의 연애가 들어갔지만, 우영우의 특징인 자폐 스펙트럼과 관련된 내용이 들어가서 자연스럽게 보였다. 

앞에 말한 특징에 과도한 PPL까지 들어가니 사람들이 왜 한국 드라마를 조금씩 외면하는지 알만했다. 물론 적게 넣은 작품도 있지만, 많이 넣은 작품이 다수라 쉽게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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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 프로그램 '꿈꾸는 만년필' 5기 / 시집 '마음을 쓰다' 저자 비수도권에 거주하며 지역사회, 장애, 미디어 등에 관심을 가지고,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길 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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