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2/18
북경에 살 때였다.
딸아이에게 강아지산책  알바를 구해준 건, 애가 혹시 우울증에 걸리지 않을까 염려가 돼서였다.  
키우던 고양이가, 수술까지 시키며 온 정성을 다했지만 결국 무지개 다리 건너는 바람에  딸아이 상심이 말할수 없이 컸다.
몇날 며칠이 지났음에도 펑펑 울며 자책을 하니 슬며시 걱정이 되던 차에 그 알바를 알게 된 것이다.
사람으로 받은 상처는 사람으로 치유하단 말이 있듯이, 동물로 받은 상처는 동물로 치유할 수 있지 싶은 생각에 그 알바를 추천했고 딸도 순순히 수락했다.
골든리트리버 !  첫 만남에서 예상보다 엄청 큰, 집채만한 덩치에 놀랐고 넘치는 애교에 또 한번 놀랐다.  사람을 어찌나 좋아하는지 만나자마자 딸애와 단박에 친해졌다.
이름은 링고.  젊은 한국 총각이 키우고 있었다.
많은 사랑을 받는 녀석으로 산책을 하루에 3번.  아침 저녁으론 주인이 시키고  낮에 산책 시킬 알바를 구하는 것이었다.
혼자 집에 있을때 심심할까바 항상 티비를 켜놓았고  출장 갈 땐 강아지호텔에다 맡기고 갈 정도로 애정이 깊었다.
딸애는 수업 없는 시간에 링고를 만나러 다니면서 많이 마음의 위로를 받는것 같았다.
고양이와는 또 다른 대형견의 매력에 푹 빠져 열심히 다녔는데 딸애가 바쁘거나 시간이 안 맞을 땐 내가 대타로 가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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