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깜빡 깜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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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unDun C · 30대 뇌졸중환자의 일상
2024/07/13
  다들 안녕, 잘 지내고 있었나요? 저는 여전히 열심히 조금씩 좋아지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물론 쉽지는 않지만요. 여전히 기관지는 끈적한 점액질 염증으로 뒤덮여서 호흡도 쉽지 않고, 혈액 순환도 잘 되지 않아서 글을 쓰려고 자리에 앉는 것 만으로도 쥐가 나는 것처럼 통증이 생겨요. 소화기가 점점 나빠지는지 밥을 먹는 것도 쉽지는 않지만 그래도 빈 속에 약을 먹으면 바로 구역질을 하고 있어서 어떻게든 조금이라도 밥을 먹으려고 애를 쓰고 있어요. 도저히 밥을 못 먹을 것 같으면 두유라도 한 팩 뜯어서 마시기도 해요. 뭐라도 뱃속에 들어가면 조금은 낫더라구요.

  그간 보험 정리도 끝냈어요. 원래 사망 보험금은 기본으로 들어가는 약관 외에는 추가로 넣지 않았는데 혹시 몰라 조금 추가했고, 수술비/진료비/입원 수당/간병인제공/암치료비/질병회당치료비 등을 추가했어요. 이만하면 갑자기 더 몸이 나빠져도 어떻게든 될 정도는 되겠죠?

  원래 오빠 결혼식은 꼭 가려고 했었는데, 요즘 건강이 더 나빠져서 못 갈 수도 있겠다 싶더라구요. 사실 공황과 불안장애가 더 심해져서 병원에 가는 날 외에는 아예 밖을 나갈 수가 없어요. 분리수거도 병원 가는 길에 모아서 버릴 정도로 공황 발작이 심해졌답니다. 그런데 저희 집은 워낙 대가족이라 오빠가 종손이라 결혼식에 저희 집안에서만 한 200명은 모일텐데, 제가 갈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그렇다고 안 가기에는 어머니도 안 계시고, 아버지는 치매고, 남는 가족은 저밖에 없는데 저도 영 상태가 좋지 않으니... 그래도 사돈댁에 최소한 면은 차리려면 가야겠죠?

  물론 사돈댁에서는 감사하게도 이미 저희 집안 사정을 다 알고 계시고 이해도 해주세요. 그래도 결혼은 인륜지대사인데 결혼식에 친족이 얼굴도 안 비추는 것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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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반변성, 중증천식, 뇌경색에 뇌종양. 더 생길 병은 없을 줄 알았는데 부정맥은 협심증에서 심근경색(주의)로 진화... 이제 조금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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