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생 일기] 100중 99가 떨어져 나가는 일? 드라마!

토마토튀김
2023/12/23
<오늘도 개고생 하는, 드라마 쓰고 자빠진 여자의 일기>


드라마 쓰는 사람들, 나처럼 아직 크레딧 없이 데뷔작 준비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100에 99가  떨어져나간다고 하는 이유를 좀 알 것 같다.  열 중에 아홉이라 하기에는 너무 엄벙덤벙한 데이터고. 
그동안 느꼈던 점을 정리해보겠다. 

1. 
끝이 안 보임. 
계약을 하고 나서 기획안부터 시작을 하는데, 이게 한 큐에 끝나는 법이 없다. 배세영 작가가 쓴 드라마 <나쁜 엄마>도 팬데믹 기간 동안 쓴 거라고 하니, 적어도 2년은 걸려 쓴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렇게  작업기간이 길어지면서 계약금 처음 받고 2-3년은 버텨야 한다. 
드라마는 계약금을 처음 4, 대본 다 쓰고 3, 방송 다 끝나고 3. 이렇게 받는다. 우리 팀만 그런 것이 아니고, 전반적인 관행이 이렇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작년 11월에 계약했는데, 일 년이 다 되어가는 2023년 10월 10일 오늘, 어느 누구도 너 지금 뭐 먹고 사냐고 물어보는 사람 아무도 없다. 그냥 나 혼자 편의점에 가든, 다른 교정 교열 알바를 하든 해야 함. 
나는 어떻게 연이 닿아서 올해 여름부터 영화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해서 하나 탈고했다. 이런 사정 탓에 영화와 드라마를 함께 쓰는 광년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감독님과 연출팀이 많이 도와주시기도 했고, 계약 전 작업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거의 1년 반이 넘는 시간 동안 드라마팀에서 구른 경험 덕에 다행히 실력이 늘어 시나리오에 반영되었던 것 같다. 

 2. 
신인이라고 갈굼. 
감독, 제작사 잘 만나야 한다. 그러나 이유 없는 갈굼은 없다. 감 못 잡고 헤매니까 갈구고 지적하는 것이다. 다만 '신인' 프리미엄(?)이 더 붙어서 불안감 가중, 개무시 가속...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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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을 먹으며 글을 씁니다. 에세이집 <시나리오 쓰고 있네>, <아무 걱정 없이 오늘도 만두>, <어쩌다 태어났는데 엄마가 황서미>를 발간했습니다. 지금은 드라마와 영화 시나리오를 씁니다. 몰두하고 있습니다. 일 년 중 크리스마스를 제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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