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터리 농부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6/07
"어, 감자가 달려 있네."

고추에 줄을 쳐주는 남편 옆에서 줄을 잘라 주는 등 소소하게 거들다가 문득 감자 심어 놓은 곳에 시선이 멈췄다.  감자잎이 무성하니 잘 자라고 있다. 꽃은 따줘야 영양이 뿌리로 내려 가서 감자가 더 크게 열린다고 유튜브에서 봤다며 나보고 꽃 따주는 것 말고는 감자는 건드리지 말라고 했었다. 옆 가지를 좀 잘라주라 했는데 너무 많이 잘라내 버려 이미 한 차례 야단을 맞고 더 이상 감자에 손대지 말라고 엄포를 들은 터였다. 
그런데 한 포기가 잎이 누렇게 떠서 내가 보기엔 뽑아치워야만 될 것 같았다. 그래서 과감하게 뽑았더니 자두 만한 감자 2개에 콩알만한 새끼 감자 두어개가 따라 뽑혀 올라온다.
감자가 달렸다는 내 말에 남편은 벌컥 화를 내며, 그 제발 건드리지 말라 했잖아. 잘 크는 감자를 뽑긴 왜 뽑아!  하고 소리친다. 
"다시 심으면 되지 뭐."
"그게 다시 심는다고 돼?!"
 안 될 것 같다. 내가 봐도. 이미 감자 2개는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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