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는 우리가 얼마나 기대하는지에 달려있다
2023/05/15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가, 사람이 환경을 만드는가
진부한 이야기로 시작해보자. 코이의 법칙이라는 말이 있다. 비단잉어의 종류 중 하나인 코이는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성장이 달라진다고 한다. 작은 어항 속에서 자란 개체는 5~8cm 남짓의 작은 크기로 살아가지만, 연못에서 자란 것들은 15~25cm, 강물에서 자란 건 100cm도 넘게 크기도 한다. 다시 말해, 주변 환경이 어떤가에 따라서 같은 날, 같은 부모에게 태어난 잉어라도 성장기대치에 차이가 발생한다는 말이다.
인간사에 비유를 하면 사람도 자신이 처한 환경에 따라, 사는 방식에 따라 더 큰 사람이 될 수도, 고만고만한 피래미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래서 나는 코이의 법칙을 좋아하지 않았다. 개천에서 용 안 나는 시대에 좋은 수저 물고 태어나지 않으면 노력해봐야 송사리밖에 안 된다는 말로 들렸으니 말이다. 다만 시간이 지나며 하나 깨달은 점이 있다. 인간의 그릇 크기를 정하는 데 환경이 영향을 미치긴 한다는 것을 말이다.
환경 탓, 수저 탓을 하고자 하는 건 아니다. 나는 운 좋게도 서울로 대학을 다니게 되어 문화계급을 점프업할 수 있는 기회를 받았다. 처지가 비슷한 고만고만한 동네친구들과는 다른, 넓은 시야를 가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들이 나와는 다른 계급으로 살아왔다는 걸 깨닫는 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학력은 업그레이드 되었지만 나의 생활이 드라마틱하게 나아지진 않았다. 아르바이트를 하고, 학비 걱정을 하고, 졸업 후 무얼 해야할지 고민을 하는 시간이 이어졌다. 대학의 재미라거나, 20대니까 할 수 있는 일을 찾을 여유같은 건 찾기가 어려웠다. 애석하게도 사회생활을 시작하고 5년차가 되어서도 크게 나아진 점은 없었다.
대학에서 처음 충격을 받은 후 10여 년이 지났다. 본의 아니게 직장을 다니다 마음의 병이 와서 회사를 관두고, 요 1년간은 그 어느때보다도 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