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최고의 독서광 김득신의 공부법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3/24
◆칼럼◆
   
時與知 시대를 여는 지식 네크워크
   
조선 최고의 독서광 김득신의 공부법
   
   
박선욱
   

17세기의 시인 백곡 김득신(1604~1684)은 대대로 문과 급제자를 배출한 가문의 후손이었다. 하지만 어려서 큰 병을 두 번이나 앓은 탓인지 방금 외운 것마저 기억하지 못할 만큼 머리가 나빴다. 열 살 무렵에야 《십구사략》을 공부한 그는 스물여섯 자에 불과한 첫 단락을 사흘 동안 배우고도 쩔쩔 맸다. 모두가 그를 둔재라고 조롱했으나 아버지는 아들 가르치는 일을 멈추지 않으며 그를 신뢰했다.
어려서부터 당시(唐詩)를 배웠던 그는 열아홉 살에야 겨우 몇 수의 시를 지어 아버지께 보여드렸다. 시를 본 아버지는 “참 잘 지었다.”며 60세가 될 때까지 과거 시험을 볼 것을 당부했다. 이듬해 아버지는 경상도 관찰사로서 고을을 순시하던 중 순직했다. 김득신은 아버지의 제사를 지낸 뒤 책상을 짊어지고 깊은 산 속으로 갔다. 절간에 틀어박혀서 36년 동안 36편의 고문(古文)을 외우고 또 외우며 시를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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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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