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스케치9: '일민국'을 보던 날

쥬디샘
쥬디샘 · 누구에게든 공평한 세상을 바래요
2023/06/18
출처: By 쥬디샘
대학시절 제주도로 졸업여행을 가기 위해 왔었던 목포를 이제서야 오게 되었는데 전혀 변하지 않은 목포역을 보며 조금 의아했다. 몇십 년이 지나 강산이 몇 번이나 변했거늘 이곳은 그냥 멈추어 있었다. 번화했던 목포의 원도심은 사람들이 신도시로 옮겨가면서 소외되었고, 개발의 손길이 닿지 않아 옛 모습이 그대로다. 거리를 걷다가 발견한 '日民國' 이란 문구에 몹시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직도 유리창에 그대로 쓰여있다니!!!!!

일제강점기 수탈 물자를 운반한는 목적으로 강제 개항시킨 항구인 목포항의 개항은 세계 자본주의 시장에 연계되는 통로를 하나 더 추가했다고 할 수 있으며 국내에 지주층의 성장을 가져와 자본의 원시적 축적 과정을 진행하게 되었고 대한 제국이 세계 자본주의 시장에 저개발형 통상 구조로 더 강하게 종속되는 역할을 톡톡히 했다. 조심스레 여기저기 할퀴고 간 흔적을 살펴보면서 어떤 정치인이 방명록에 대일 민국이라고 실수로 기록했다던 기억에서 빠져나오려 애를 쓰지만 도저히 이해는 할 수도 이해하고 싶지도 않다.
출처: By 쥬디샘
곳곳에 일제강점기 적산가옥들이 꽤 남아있다. 정치인의 목포 투기의혹 사건으로 한동안 유명세를 치렀던 적산가옥(敵産家屋)에서 '적산'(敵産)은 '적의 재산',  말 그대로 적들이 만든 집이라는 뜻이라니 참 놀랍다. 말하자면 일제강점기에 일본인이 지은 건축물을 통칭하여 말한다. 목포, 군산, 포항, 부산, 통영 등에서 볼 수 있으니 유심히 살펴보고 그 시대 상황을 헤아려 보는 것도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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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나에게만 일어나는 일도 나에게만 일어나지 않을 일도 없다고 봅니다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 주는 마인드 힐링 강의와 명상심리 상담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인 구조 속의 편견을 깨려고 노력하지만 소수의 힘으로는 어렵다는 것을 알기에 함께 하고 싶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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