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놈으로 요리해 줄까?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08/10
'생선 같은거 없어?"

식탁에 앉은 남편이 내뱉은 말이다.
 "있소."
"뭐 있는데?"
"갈치. 오징어. 가자미. 박대. 그리고 동태"
" 근데,  왜 안 해 주는데?"
"귀찮아서"

대답 한번 명쾌하다.
나의 특기로 말하자면 이 산 속에서도 굳이 읍내 시장이나 마트에 안 가고도 불편없이 해 먹을 수 있을만큼의 식품을 확보해 두는 것이다. 그렇게 확보해 놓고 자주 해 먹지는 않고 쌓아두기만 하는 것이 나의 특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다가 정말 먹을게 없을 때 마지 못해 한 가지씩 꺼내 먹는게 나의 생활 패턴이다.  그러니 냉동실은 늘 그런저런 식품들로 입추의 여지가 없는 상태고.
일단 냉동실에 들어 간 것들을 새삼스레 꺼내 녹이고 요리한다는 건 생각만 해도 번거로워 가능하면 눈에 보이는 재료들로 끼니를 떼우려고 노력하게 된다.
요즘은 어떤가. 텃밭에서  나오는 야채들만으로도 식탁이 풍성하지 않은가. 오이. 가지. 호박. 감자. 고추. 토마토...먹을게 넘쳐난다.
문제는 이런 반찬이 매 끼니마다 변함없이 올라온다는 것이다.  달랑 두 식구에 몇 가지만 만들어도  몇날 며칠을 먹게되니  매번 같은 음식이 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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