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의 지중해 ④> “지중해에서 춤 추는 자는 오직 하나”-카잔자키스

정숭호
정숭호 인증된 계정 · 젊어서는 기자, 지금은 퇴직 기자
2023/10/13
 지중해에 가서 춤 구경 해 볼 생각하신 적 있나요? 지중해에는 춤이 얼마나 많은지, 그리스에는 마을마다 섬마다 자기네 춤이 있어 4,000종류나 된다고 하네요.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남부의 지중해 사람들도 자기네 춤을 즐긴답니다. 그리스와 인접한 발칸반도의 여러 나라에도 다양한 민속춤이 있는 건 물론이고요. 
   
지중해에 가면 꼭 춤 구경을 해야겠다는 생각은 카잔자키스의 ‘그리스인 조르바’와 카뮈의 ‘알제의 여름’을 읽고 생겨났습니다. 춤추는 모습을 묘사한 두 사람의 글에 생명의 힘, 젊음의 아름다움이 넘치기 때문입니다.
지중해 댄스의 원형인 그리스의 민속춤. google image. creeative common usage. flickr.com
#.‘그리스인 조르바’는 영화로도 만들어졌지요. 영화에서 ‘20세기의 성격배우’ 안소니 퀸(1915~2001)이 연기한 조르바는 여러 번 춤을 추지만, 특히 큰 돈벌이가 될 거라고 기대하고 온갖 노력을 쏟아 부운 광산사업이 한순간 실패로 돌아간 후 숨을 몰아쉬며 펄쩍펄쩍 춤추는 마지막 장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아있습니다. 광산 아래 크레타 섬 해변 모래밭에서 펼쳐진 조르바의 춤이 “아직 끝난 게 아니다. 아직 희망은 있다”라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것을 암시하기 때문일 겁니다. 
   
‘그리스인 조르바’에는 조르바 말고 춤 추는 또 다른 인물이 나오지요. 소설 중간, 부활절 마을 축제에서 넋을 잃은 듯 춤 추는 크레타 섬 양치기 청년말입니다. 나는 조르바보다 이 청년의 춤이 더 지중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에는 나오지 않은 이 양치기 청년의 표정과 동작이 영화 속 조르바의 춤보다 더 생생하고 활기차며 젊음과 생명, 그것들을 뒷받침하는 관능까지 넘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좀 길지만 카잔자키스가 써놓은 걸 옮겨보겠습니다.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하드리아누스 …, 스미스, 미제스, 하이에크, 자유, 시장경제, 나보코프, 카잔자키스, 카뮈, 쿤데라, 마르케스, 보르헤스, 무질, 브라이슨, 마그리스, 미당, 서정인, 김원우, 안동, 낙동강, 빈, 에든버러, 다뉴브, 겨울 지중해, 석양의 수니언 베이, 비 젖은 오랑
50
팔로워 67
팔로잉 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