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다른 견지에서, 이런 말이 있잖아요?
'너만 힘드냐? 나도 힘들어!"
고통과 감정이 객관적으로 측정되기 어렵다는 점을 들어서, 자신이 처한 상황의 심각성을 인정받고자 하는 경우 많이 쓰입니다. 그런데 감정에 절대적 기준이 없다는 것을, "저 사람도 나만큼이나 힘들 수 있겠구나"라고 해석하는 사람이 있고, "저 사람은 나보다 힘들지 않을거야"라고 해석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죠. 소득 분위 논쟁을 들 수 있겠습니다.
있는 사람보다 없는 사람이 힘들겠죠. 10분위 소득자 A보다 1분위 소득자 B가 힘들겠다고 대강 추정합니다.
근데 극단적으로 봅시다. 방금 자식을 잃은 10분위 A와 그렇지 않은 1분위 B의 고통을 비교할 수 있을까요? 기준이 '소득분위' 하나 였다가, 다른 성질이 끼어드는 것이죠. 보편 상식에 비추어보면, 아마 다들 이 경우 A가 더 힘들다고 이야기할 겁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끝까지 가봅니다. A가 친자 살해의 진범으로 기소되어 유죄 확정판결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