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레바논 내전 그리고 근친상간: <소름>과 <그을린 사랑>
2023/03/09
*<그을린 사랑>과 <소름> 스포일러 포함
한국 전쟁은 1950년부터 3년 간 이어졌지만, 그 상흔은 한국 현대사 전체를 지배하며 현재까지 내려져 온다. 그래서일까, 스페인이나 레바논 등의 내전에 대해 다룬 영화들이 우리 이야기처럼 와닿는 것은.
영화 <그을린 사랑>은 레바논 내전과 중동의 정세가 한 가족, 그리고 개인에게 남긴 그을음을 이야기한다. 죽음을 앞둔 어머니가 자신이 낳은 쌍둥이 남매에게, 존재조차 몰랐던 머나먼 땅의 윗 형제에게 자신의 편지를 전해준 후에 장례를 치르라는 말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편지를 들고 전쟁과 모친의 역사가 남은 땅으로 형제를 찾아 떠난 남매는 그 곳에서 어머니의 개인사를 따라가다 충격적 진실과 마주한다. 당시 기독교 집안에서 무슬림 난민과 함께 아이를 낳은 남매의 모친 '나왈'은 가족에 의해 아들을 빼앗긴다. 그리고 아들을 찾기 위한 여정에서 감옥에 갇히고 성 고문을 당하는데, 이 때 나왈을 강간한 고문기술자가 바로 나왈이 잃은 아들인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강간을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