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픽션 쓰는 법 7] 최초의 독자인 편집자를 매혹시킬 수 있는가

언스플래쉬

최초의 독자인 편집자를 매혹시킬 수 있는가 

🙆‍♂️ 김진형 아카넷(디플롯) 주간

아카넷 출판사의 대중교양 브랜드 '디플롯'은 장르에 얽매이지 않는(픽션과 논픽션, 인문과 사회과학과 자연과학을 구분하지 않는) 다섯 가지 출간 방향을 갖고 있다. 첫째, 침몰하지 않는 마음. 둘째, 지향과 취향 사이의 문학적 탐구. 셋째,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과학. 넷째, 백래시 시대에 읽는 페미니즘. 다섯째, 우리는 모두 연결되어 있다(환경·동물·식물).

"사실 이 다섯 가지는 디플롯을 시작하기 훨씬 전부터 일관되게 저를 매혹시켜 온 주제이기도 해요. 우리를 위태롭게 만드는 오늘의 세계를 직면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서 ‘나’를 넘어 타자와 연결되는 책. 저는 이에 부합하는 견고하고 아름다운 글을 만나면 자못 흥분하며 책의 꼴부터 성급히 상상하곤 하죠."

김진형 주간이 생각하는 좋은 논픽션이란 세 가지 질문을 통과한 작품이다. 첫째, 습속인가 본질인가. 둘째, 통념인가 통찰인가. 셋째, 안티테제인가 진테제인가. 원고를 검토할 때마다 기준으로 삼는 질문이다.

"관습에 젖어 있거나 트렌드만 쫓아서는 좋은 책이 될 수 없어요. 진실과 본질에 다가서야 하죠. 강력한 통념을 부수는 뾰족한 통찰의 책이 되어야 해요. 비난과 비판만 일삼는 책도 한계가 명확해요. ‘그렇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자신만의 주장을 견고하게 담아야 하죠. 하지만 실제 서점에 가보면 습속과 통념을 강화하는 데 복무하는 책들이 훨씬 많아요. 자신이 어떤 주장을 하는지조차 정확히 모르는 책들도 적지 않고요. 무수히 많은 책들 가운데 살아남는 책은 몹시 드물 것인데 저는 이 세 질문을 통과한 책들이 더 많아지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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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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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eumji@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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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P, 생각의힘, 알마, 아카넷, 디플롯 등에서 일하며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끝내주는 인생》 《자미》 《모든 것은 그 자리에》 《기록》 《99%를 위한 경제학》 《나는 남자고, 페미니스트입니다》 등을 만들었다. 편집자로 일한다는 자부심을 잃지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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