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법의 맹점 : 여자를 때려 죽이세요 !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3/08/13





내 생애 첫 번째 연극 관람은 << 오셀로 >> 였다. 유인촌이 얼굴에 검은 분장을 하고 오셀로 역을 연기했다. 잃어버린 손수건이 트리거가 되어 결국에는 비극으로 종결이 되는 일종의 " 치정 살인극 ㅡ " 이었는데 내게는 별다른 감흥이 없었다. 일단, 오셀로는 무모하리만치 무능했고 악인으로 등장하는 이아고는 매력적인 악당이 아니었다. 무엇보다도 이아고의 범행 동기가 불분명했다. " 이아고는 왜 그토록 강렬하게 오셀로에게 앙심을 품었을까 ? " 


내 질문에 대해 연극은 속시원한 해답을 보여주지 않았다. 며칠 전,  셰익스피어 연극에 정통한 오손 웰스의 영화 << 오셀로, 1952 >> 를 보았다. 연극 무대로도 보았고 책을 통해서도 몇 번을 읽은 작품이지만 그때는 깨닫지 못했던 장면이 눈에 띄었다. 질투에 눈이 먼 오셀로는 이아고에게 아내를 죽일 독약을 준비하라고 명령한다. 하지만 이아고는 독약으로 데스데모나(오셀로의 아내)를 죽이지 말고 직접 손으로 목을 졸라 죽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을 한다. 오셀로는 이아고의 조언을 받아들인다. 그는 침대에서 잠을 자고 있는 아내의 목을 졸라 살해한다. 


이 장면을 보다가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이 치정극이 현대 대한민국에서 벌어진다면 ?  일단, 21세기 한국인 오설록 씨가 저지른 범죄는 우발적 충동에 의한 상해치사죄에 해당이 된다. 오설록 씨 변호인단은 오설록 씨가 아내를 죽일 때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맨손으로 목을 졸라 죽였다는 점을 상기한 후 범죄의 우발성을 강조할 것이다. 부부 갈등으로 말다툼을 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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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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