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딸의 튀르기예 여행, 찬사와 비판 사이

김성호
김성호 인증된 계정 · 좋은 사람 되기
2023/05/02
▲ 애프터썬 포스터 ⓒ 그린나래미디어(주)

튀르키예로 여행을 떠난 아버지와 딸, 이렇다 할 사건 없이 놀고 즐기는 여정이 펼쳐진다. 캠코더로 녹화된 여행의 기록들은 이십 여 년이 흐른 뒤 딸의 손에서 재생된다. 아버지는 곁에 없고 딸의 삶도 그리 즐겁기만 하지는 않은 모양, 영화는 오래 전 튀르키예에서 보낸 부녀의 여행기다.

이 영화를 두고 많은 해석이 오간다. 영화는 선명하지 않고 보는 시각에 따라 그렇고 그런 홈비디오 정도에 그치는 듯 지루하기 짝이 없다. 유명 평론가 몇은 감상적이며 잡히지 않는 문구로 이 영화를 극찬하곤 하는데, 해외에서 상을 받아오지 않았다면 그리 대단한 평가를 받지는 못하지 않았겠냐는 비판론도 적지만은 않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면 줄마다 하나쯤은 무거운 눈꺼풀과 씨름을 벌이는 이를 만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뿐인가. 적잖은 이들이 속 편한 여행기로부터 어딘지 찝찝한 인상을 받았다고 털어놓기도 한다.

그렇다면 이 영화가 대체 무엇이기에 격렬한 찬사와 시시하단 비판, 불편하단 감상이 엇갈리는 것일까.
 
▲ 애프터썬 스틸컷 ⓒ 그린나래미디어(주)
아빠와 떠났던 20년 전 여행으로의 여정

영화는 캠코더를 매개로 오래된 여름의 추억을 꺼낸다. 영국인 부녀가 탄 버스에서 영화는 시작된다. 튀르키예 휴양도시로 향하는 버스에서 그들은 즐겁기만 하다. 엄마는 어디가고 아빠와 딸만 떠나왔는데 영화는 하나씩 그 사연을 짐작할 단서를 풀어놓는다.

서른 살 아빠 캘럼(폴 매스칼 분)은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사내다. 딸을 아끼는 듯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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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평론가, 서평가, 작가, 전직 기자, 3급 항해사. 저널리즘 에세이 <자주 부끄럽고 가끔 행복했습니다> 저자. 진지한 글 써봐야 알아보는 이 없으니 영화와 책 얘기나 실컷 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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