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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받SO] "미투" 이후 7년 마침내, 이겼습니다
2023/11/22
"시 한 편 참 썼는데 보여줬나? 디게 야한 시 섹스 이야기 볼래?"
"나는 빵현진이 먹고싶다."
“여자는 남자 맛을 알아야 한다.“
"애인 안 받아주면 자살할 거다."
2015년, 박진성에게 당한 성희롱입니다. 당시 저는 고등학생이었습니다.
2016년 10월 익명의 힘을 빌려 SNS에 제가 당한 성희롱을 폭로했습니다. 저와 같은 피해자가 더 생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었습니다. 박진성이라는 실명은 밝히지 않고 어떤 경위로 어떤 피해를 입었는지를 최대한 조심스럽게 털어놨습니다.
그런데 박진성은 제 글에 등장하는 가해자가 본인이라는 걸 어떻게 알았는지, 제게 연락해 SNS 폭로 글을 내려 달라고 했습니다. 그 말을 듣지 않자 박진성은 2016년 11월부터 2019년까지 수많은 고소 협박을 했습니다. 또한 그는 본인 SNS에 저를 저격하는 글을 올렸습니다. “무고 범죄자 98년생 김현진”이라고요. 원치 않게 제 실명과 신상 정보가 세상에 공개됐습니다. 박진성은 당시 고등학생이던 저를 집요하게 괴롭혔습니다.
거짓말을 한 건 박진성인데, 그의 끊임없는 거짓말 그리고 그 말을 믿은 언론 보도는 오히려 피해자인 저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습니다. 총 8년간의 긴 싸움에서 이겼지만, 그 시간 동안 '가짜 미투'를 한 '피해 호소인'으로 불린 고통은 어떤 것으로도 보상받을 수 없습니다.
최근 진행된 형사 2심에서 재판부가 박진성에게 징역 1년 8월 실형을 선고하며 소송 기간 약 4년, 성희롱 피해 발생일로부터 약 8년 만에 ‘범죄자 박진성’이 감옥으로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박진성이 법정 구속되기 전, 본인 블로그와 SNS에 남긴 수백 개 글 중 일부를 골라 그가 저지른 거짓말을 고발합니다. 그는 2016년 10월 성희롱 폭로가 이루어진 그때부터 저와의 사건 말고도 다른 피해자와의 사건을 교묘하게 합쳐서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박진성 주장이 어떤 식으로 사실과 다른지 궁금해하실 거 같아요.
🗨️ 최종 판결 후 가족의 반응
🗨️ 성희롱 피해를 폭로한 후 생계
🗨️ 가해자를 두둔한 사람에 대한 생각
🗨️ “가짜 미투”라는 오명에 대한 소회
등... 빨간 줄을 그은 곳은 특히 읽으면서 분노했던 지라, 그 부분에 대해 질문 받고 싶네요.
피해자를 돈에 눈이 멀어 “미투”를 한 거짓말쟁이 취급하며 “난 무고의 희생자”라던 박진성과 그를 두둔한 사람들이 이 글을 꼭 읽기를 바랍니다. 가해자의 말이 아닌 피해자의 말을 기억해 주세요.
🧐왜 가해자는 계속 거짓말 했을까요? 재판이 길어진 이유는 뭘까요? 그 순간을 피해자는 어떻게 버텼을까요? 여러분이 질문하면 피해자가 시달린 고통이 얼마나 큰지 기록할 수 있어요.
✏️ 아래부터 박진성이 본인 블로그에 쓴 글입니다. 이 중 김현진 씨가 빨간 줄 그은 부분이 있는데요, 유심히 봐주세요!
1. 2017년 2월 20일
2. 2017년 6월 3일
3. 2019년 1월 30일
안녕하세요. 시인 박진성의 미성년자 성폭력 최초 고발자 김현진 입니다.
#문단_내_성폭력을 시작으로 '무고범죄자 김현진'을 지나 '98년생 김현진'에 이르기까지의 여정에 함께 해주세요.
질문받SO 김현진 편 댓글 당첨자
@나누리 @가넷
두 분께서는 아래 메일 주소로 휴대폰 번호를 보내주세요. dan@alookso.com 기프티콘을 보내 드리겠습니다.
(~12월 15일까지 보내주세요)
참여해주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김현진
답변 감사합니다. 거짓으로 작성된 사과문에 대해서는 SNS X (당시 트위터)를 통해 알고 있었는데, 제가 이를 안지도 실제 허위사실이 유포되기 시작한지 한참이 지나서였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더불어 이같은 허위 사실을 가해자측에서 증거랍시고 내밀었을 적 느끼셨을 당혹감과 분노가 차마 짐작도 되지 않습니다...
보도 내용에 관해 여쭌 것은 정말 공적인 내용을 다루는 언론사 다운 태도를 지닌 언론사가 현진님께 있었는지를 알고 싶어 여쭈었는데요.
보지 않으셨다는 말씀에 오히려 안심이 됩니다.
혹여 언론사다운 태도를 보인 언론사가 있다면 꼭 어떤 루트로든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현진님께서 보여주신 결단, 용기, 끈기, 끝에 얻으신 결실이 많은 분들께 시작할 용기와 지속할 힘을 주실거라 믿습니다, 정말 노고가 많으셨습니다.
@나누리
안녕하세요. 축하의 말씀 정말 감사합니다. 조금 늦게 보게 되었지만 꼭 이야기를 드리고 싶어 몇자 남깁니다.
사실 제가 모든 기사를 읽기엔 여러가지로 아직 조금 힘들어서 다 읽지는 못했습니다. 대신 저를 인터뷰 해주신 여성신문이나 경향신문, 미디어오늘 등과 같은 언론사들과 함께 이야기하고 주의깊게 취재하시는 모습을 보고 언론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던 거 같아요. 혹여 제가 보지 못한 잘못된 보도에 대한 사과나 정정보도를 한 언론사가 있다면 꼭 말씀해주세요.
가장 답답했던 순간은 민사 1심 때 박진성이 저에게 사과문을 받은 적이 있다고 한 적이 있었어요. 저는 작성하지 않았구요. 그런데 이게 많이 퍼져서 연락을 잘 안하던 친구도 그 사과문을 보고 저에게 연락이 올 정도였고, 심지어 방청연대를 하러 오셨던 분께서도 그렇게 알고 계셨을 정도로 심각했었습니다. (참고로 그 사과문을 작성한 계정의 전화번호 뒷자리가 박진성의 전화번호 뒷자리와 동일했었습니다.)
제가 하지 않은 것을 제가 했다고 주장하는데, 박진성이 가장 원하던 것이 저의 사과문이라서 더 화가 났었던 거 같아요. 박진성은 저에게 사과문을 적지 않으면 고소하겠다고 계속 협박했었거든요. 그리고 말도 안되는 거짓말을 아무렇지 않게 재판장 내에서도 하는 것을 보고 분노의 탄원서를 적었던 기억이 납니다.
무엇보다 먼저 지난한 싸움에서 법적으로 피해 사실을 인정받고, 가해자에게 책임을 묻게 되신 것 축하드린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습니다. 판결 내용에서 위로를 받았다는 현진님의 글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1) 7년간의 긴 싸움에서 (인용하신 박진성의 사실 왜곡, 호도 게시글에 인용된 몇몇 기사들과 같이) 해당 건이 언론에서 수차례 다뤄졌을 것 같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 언론사라 불러주기도 싫지만) <굿모닝충청>과 같이 거짓된 정보를 지면에 실었던 언론사 중, 잘못된 보도에 대한 정정보도와 유감의 뜻을 전했던 언론사가 있었을까요?
(2) 재판 과정에서 현진님께서 가장 답답했던 순간과 이유를 이야기해주실 수 있으실까요?
@마민지 안녕하세요. 따뜻한 응원의 말 감사합니다.
요즘에 인터뷰와 같은 제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되었는데 그 과정에서 스스로 정리하는 것이 치유의 방법 중 하나구나 싶어졌어요. 예전엔 이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 어렵고 어색했었거든요. 사실은 누구보다 말하고 싶었었나봐요. (ㅎㅎ)
다른 걸로는 처음으로 털모자를 샀습니다. 한번도 해보지 않았던 건데 이상하게 이번 겨울엔 해보고 싶어서요. 겨울이 추운데 따뜻하게 건강하게 보내시길 바랄게요.
현진님 멀리서 늘 응원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댓글에서 속이 시원하시다는 이야기를 남기신 것를 보고 마음 한편에 뜨거운 힘이 생기는 기분이었습니다. 끝까지 싸워주셔서 감사합니다. 요즘 몸과 마음의 건강은 어떻게 챙기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날씨가 많이 추워졌는데 따뜻하고 평온한 올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
@악담 안녕하세요. 악담님께서도 고생 많으셨습니다.
고발 그 이후에 워낙 많은 보복성 고소가 일어났었죠. 그 당시에 가해자들이 사과나 인정을 하다가 돌변하여 다들 힘들었던 시기였던 거 같아요. 같이 존재해주셔서 많은 힘이 되었다는 말 꼭 드리고 싶습니다. 함께 헤쳐온 길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저도 모 시인으로부터 고소 진행 절차가 진행된 적이 있는데 그 사이에 그 시인이 성범죄로 형을 살아서 흐지부지된 적이 있습니다.박진성 시인 사건도 잘 알고 있죠. 힘든 시절 잘 헤쳐나오셨습니다.
@콩사탕나무
안녕하세요. 응원의 말씀 감사합니다.
사실 저는 그냥 당연히 제가 해야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재판도 해야하니까 해야한다, 같은 느낌이었어요. 그래서 분명 어려운 싸움이 되겠지만 한번도 포기하겠다거나 견뎌야한다거나 그런 건 전혀 없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도 감사하게 많은 연대자 분들께서 응원을 해주시며 제게 커다란 든든함으로 함께 있어주셨어요. 지지와 연대를 받다는 것이 저에게 많은 도움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그 부분이 이 재판들을 이기게 만든 원인이지 않았나 싶은 생각이 들어요.
긴 싸움을 하며 겪었을 정신적인 고통은 감히 헤아릴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성폭력도 모자라 피해자를 가해자로 만든 시인의 민낯이라니 소름이 끼칩니다. 포기하지 않고 싸워주셔서 감사해요. 짧지 않았던 시간이었던만큼 억울함에도 불구하고 후회되거나 포기하고 싶었던 순간이 있었을 것 같은데 어찌 이겨낼 수 있으셨나요?
잃어버린 8년의 시간을 보상받을 만큼, 앞으로 웃는 날만 있으시길 바랍니다. 늘 행복한 삶이 이어지길 바라고 응원합니다!! ^^
@가넷 안녕하세요. 따뜻한 위로의 말 감사합니다.
방금 잃어버린 것들에 대해 생각해봤는데 ”없다“는 표현이 맞을 거 같습니다. 굳이 있다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저의 신상이나 주민등록증 정도 일 것 같네요.
사실 저는 박진성이 저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것도 되길 원치 않았거든요. 박진성이 원하는 그 무엇도 되고 싶지 않았구요. 그래서 스스로 거리를 두고 일상과 피해를 분리하면서 살아가려고 했어요. ‘민사, 형사, 대법원. 그게 너의 이십대란다.’ 라고 그가 했던 말처럼 끌려다니고 싶지 않았어요. (물론 어찌하다보니 그걸 다 하게 됐지만, 다 이겼고, 무려 이십대의 반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잃어버린게 없기 때문에 꼭 되찾고 싶은 것도 없는 거 같아요. 대신 이번 판결로 인해 무언갈 되찾고 싶은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습니다.
@이은의 안녕하세요. 너무 반가운 운명의 파트너, 이은의 변호사님!
역시 모든 재판이 끝났다는게 큰 변화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것도 범죄자 박진성을 감옥에 보내면서 마무리가 되다니. 속이 시원한 기분이에요. 분명 끝이 있을텐데도 이상하게 끝이 있다는 생각이 안 들었었거든요.
오늘도 똑같이 출근하고 일하고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지내고 있어요. 크게 달라진 거 같진 않지만 저 자신에게 좀 더 당당해진 부분들이 있습니다.
4번의 판결, 4번의 승소, 1번의 감옥은 경험하기가 어렵잖아요. 그걸 제가 할 수 있게 되어 큰 영광이에요.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합니다. 언제나, 화이팅.
현진씨의 반짝반짝 빛나는 청춘을 응원합니다. 가해자가 결국 감옥에 가고 우리 현진씨의 일상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오늘은 어떤 하루였을지 궁금합니다. 화이팅, 언제나.
@위근우 안녕하세요. 적어주신 칼럼 요즘도 계속 읽고 있습니다.
소송때문에 일상을 포기했다고 생각해본 적은 없지만, 성희롱 고발을 한 후 시를 적거나 읽을 수 없게 되었는데 이전에는 시집을 사고 읽는 것이 당연했던 적이 있기에 그립기도 합니다. 아직 고등학생일 때, 성인이 되면 카페에 앉아 시집을 읽는 모습을 상상해본 적이 있었거든요.
친한 연대자분들께서 이제 소송이 다 끝났으니 여행을 가보라고 조언을 해주셨어요. 소송을 겪으면서 커진 마음들이 다른 곳들을 둘러보며 더 단단해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돌아와서 다시 시를 배우고 싶네요.
현진님 안녕?! 희란이예요. 현진님과 재판을 함께 하며 정말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죠. 그러는 동안 꼭 묻고 싶은 질문이 하나 마음 속에 생겼는데 이상하게 입이 잘 떨어지지 않더라고요. 고등학생 김현진은 어떻게 시를 읽고 쓰는 일을 좋아하게 되었나요? 당시 김현진에게 시란 어떤 의미였을까요. 이 일을 겪고 여전히 시를 잘 읽지 못 한다고 이야기해왔지요. 현진님이 다시 시인이 되길 바라지 않아도 상관 없지만, 적어도 고등학생 시절 없는 용돈을 모아 시를 배우고 싶었을 만큼 좋아했던 시를 다시 즐거운 마음으로 읽을 수 있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질문을 남겨 봅니다. 이제 그 시절 시를 읽고 쓰며 좋았던 감정 또한 떠올릴 시간이 되었으니까요!
정작 누구보다 힘든 위치에 있는 당사자인데도 늘 지친 기색 없이 연대자들과 다른 피해자들의 마음까지 살펴주어 정말 감사합니다.
저도 모 시인으로부터 고소 진행 절차가 진행된 적이 있는데 그 사이에 그 시인이 성범죄로 형을 살아서 흐지부지된 적이 있습니다.박진성 시인 사건도 잘 알고 있죠. 힘든 시절 잘 헤쳐나오셨습니다.
저는 30대 후반의 두 딸을 둔 엄마 입니다.
그 기나긴 시간을 얼마나 마음 고생하셨을지 정말 가슴이 아픕니다.
그 어떠한 말로 지난 8년간의 시간을 보상 받을수 있을까요ㅠ
질문을 해야 하는데 저는 앞으로 @김현진 님을 응원 한다는 말 남기고 싶어 댓글을 씁니다.
꼭 하시고 싶은일 하시면서 행복하게 지내시길 바라요~~~
안녕하세요. 얼룩소에서도 인사드립니다. 말씀하셨듯 박진성의 모함과 지리한 소송에도 불구하고 아직 이십대의 반을 남기고 승리하셨습니다. 소송 때문에 포기해야 했던 이십대의 일상 중 가장 많이 그리웠던 것은 무엇인지, 아직 젊고 많은 가능성이 열려있는데 혹 앞으로 꿈꾸는 진로나 남은 이십대의 시간 중에 하고픈 경험들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박민지 안녕하세요. 응원의 말씀 감사합니다.
재판동안 감사히도 많은 연대자 분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 분들을 만나는 20대를 보낼 수 있다는게 평소엔 겪을 수 없는 큰 변화였어요. 인격적으로 성장 할 수 있는 계기가 된 거 같구요. 더이상은 ‘무고범죄자 김현진’이 아닌 것도 바뀐 것 중에 하나겠네요. 저의 성희롱 피해 사실이 사실이라는게 무려 (2차 가해자 및 중립들이 울부짖는) 법적으로도 인정받았으니까요.
제가 2019년 10월 박진성에게 허위사실 명예훼손으로 고소를 당해 소송을 처음 시작할 때는 아직 ‘무고범죄자 김현진’으로 알려져 있었던 때라 공개적으로 연대를 부탁드리기가 어려운 상황이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저의 첫 민사 재판인 걸 아시고 무려 충북 영동까지 찾아오신 연대자분들이 계셨어요. 저도 실제로 연대자분들을 처음 뵙는 자리였는데 응원해주시겠다고 다같이 청주지방법원 영동지원을 들어가던 모습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현진님, 고생 많으셨습니다. 응원의 마음을 어떻게 전해야 할지 고민하다 글을 남깁니다. 긴 시간, 힘든 싸움에서 결국 이겼지만 그간의 지난한 시간들을 어떻게 보상받을 수 있을까요. 현진님의 이번 승리가 많은 피해자에게 용기로 다가갈 겁니다. 그런 의미에서 현진님의 투쟁으로 바뀐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또 가장 힘들 때 들었던 응원과 위로와 격려의 말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무엇인가요?
앞으로 늘 연대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