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오후>
2023/08/16
바람이 빨랫줄에 널린 빨래들을 들추자, 마른 시간이 한 움큼 부스스 흩어져 풀밭으로 달아나던 오후였다
햇살 아래서 연자방아에 매인 황소가 보리 낟알의 시간을 끌고 또 끌다가 제대로 뿔이 났고, 그림자에 황갈색이라도 입히려는 듯 말뚝처럼 버티고 있던 오후였다
석양이 달려와 달래지 않았다면 연자방아가 ‘쩍’ 소리를 내며 뿔난 황소 앞에 무릎을 꿇었을지 모르는 오후였다
잠자리들이 바람을 한 잔 두 잔 마시다 낮술에 취해 옥수수 끝을 겨우 붙잡고 휘청대던 오후였다
대낮부터 술이냐고 말매미가 시끄럽게 잔소리를 해댔고, 잠자리들이 술기운에 온몸이 고추처럼 빨갛게 달...
@pai2684
시골 살던 시절의 오후 풍경을 그린 작품입니다. 가끔 들여다보면 그 시절이 생각나는데, 이젠 가기도 쉽지 않네요. ^^ 고맙습니다!
묘사가 은유로 재미를 더하고 꼬리 잡기 하듯 연결되어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
@egiyong
시 속 풍경처럼 살 때만 해도 30도면 덥다고 했는데, 이제 무색해졌습니다. 시원한 평상의 여름은 박물관으로 들어간 풍경이 되고만 듯합니다. ^^
여름 나른한 오후 풍경에 담겨 있습니다. 말복 지나 에어컨 없이 지내겠다는 다짐이 무색하게 더위와 싸우다 맥없이 지고말았습니다.
찬 공기 가득한 창안에서 보는 창밖 풍경이 싱그럽습니다. 거짓이겠지요? 아니면 마음풍경일까요?
@egiyong
시 속 풍경처럼 살 때만 해도 30도면 덥다고 했는데, 이제 무색해졌습니다. 시원한 평상의 여름은 박물관으로 들어간 풍경이 되고만 듯합니다. ^^
여름 나른한 오후 풍경에 담겨 있습니다. 말복 지나 에어컨 없이 지내겠다는 다짐이 무색하게 더위와 싸우다 맥없이 지고말았습니다.
찬 공기 가득한 창안에서 보는 창밖 풍경이 싱그럽습니다. 거짓이겠지요? 아니면 마음풍경일까요?
묘사가 은유로 재미를 더하고 꼬리 잡기 하듯 연결되어 흥미진진하게 읽었습니다. 좋은 글, 고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