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뇌와 초자연적 세계

steinsein
steinsein · 종교학 공부인과 연구인을 방황하는 자
2024/06/21
ⓒsteinsein
우리 뇌는 묘한 특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실을 그대로 비춰주는 유리 렌즈 같은 역할을 하는 게 아니라, 주어진 단편적 정보들을 재구성하고 편집하여 하나의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영화 필름과도 같습니다. 뇌는 감각 기관으로부터 받은 단편적이고 불완전한 정보들을 능동적으로 해석하고 통합하여, 우리가 경험하는 일관되고 의미 있는 현실을 만들어냅니다.

마치 영화 필름 위에 놓인 수많은 정지 화면들이 빛을 받아 스크린 위에서 생생한 움직임으로 재현되듯, 뇌 속에 흩어진 정보의 조각들은 뇌의 창조적 통합 과정을 거쳐 우리가 인식하는 현실로 구현됩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영화감독의 연출이 개입하듯, 우리의 기대, 경험, 믿음 등이 현실의 재구성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그 결과 우리 각자가 경험하는 현실은 어느 정도 주관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분리뇌(split-brain) 실험과 같은 신경과학 연구들은 우리가 인식하는 현실이 얼마나 뇌의 구성물에 가까운지를 보여줍니다. 객관적 현실은 우리 뇌라는 영사기를 통해 투사되는 순간, 주관적 해석과 창조적 편집을 거치게 되는 것이죠.

분리뇌 실험

분리뇌 실험은 1960년대에 로저 스페리와 그의 동료들, 특히 제자인 마이클 가자니가에 의해 수행되었습니다. 이들은 간질 치료를 위해 뇌량 절제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뇌량은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신경 다발입니다.
뇌량(corpus callosum), https://en.wikipedia.org/wiki/Corpus_callosum

분리뇌 실험은 좌뇌와 오른쪽 시야, 우뇌와 왼쪽 시야가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피험자의 시야를 분리하고 각각 다른 정보를 입력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집니다. 양 뇌의 의사소통이 불가능하게 분리하면 좌뇌와 우뇌가 각각 별개의 의식처럼 작동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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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문화)에 대한 과학적 연구를 모색하는 공부인입니다. 종교보다 종교적 인간, 종교문화, 미신 등 인간의 종교적 특성을 볼 수 있는 현상에 관심을 가지고 공부하고 있습니다. 비종교 현상에서 종교적 특성을 읽어내기를 좋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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