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시옷의 세계 :
2023/11/06
" 고독 " 이라는 낱말을 보고 있으면 어김없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다. 이런 이미지이다 : 사내는 쓸쓸하다는 생각이 들면 시멘트로 마감한 마당을 쓴다. 그는 억센 싸리빗자루로 마당에 떨어진 낙엽을 쓸 때 나는 소리를 좋아한다. 싹, 싹, 싹. 사내는 텅 빈 마당을 물끄러미 바라본다. 그때 말라 비틀어진 낙엽 하나가 툭, 건조한 소리를 내며 떨어진다. 남자는 문득 누군가를 그리워한다. 그는 서둘러 나갈 채비를 하고 마당을 가로지르다 마당에 떨어진 낙엽을 밟는다.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꽤 크게 들린다. 사내는 주저하다 다시 툇마루에 앉는다■
뭐, 이런 이미지. 고독이라는 낱말에서 내가 왜 이 이미지를 반복적으로 떠올리는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알 것도 같다. 나에게 있어서 고독은 " 쌍시옷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