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은 넣어두시길. 내가 글쓰는 이유는 따로 있어요.

알벗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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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7
선물해야할 때 보상하는 사회
능력에 대한 '공정한' 보상은 열패감을 일으킨다
보상의 패러다임을 거부한다
글쓰기의 목적은 기록, 탐색, 나눔, 그리고 돌봄이 되어야 한다

어김없이 오늘도 퇴근하고 독서실에 출근했다. 대학로에서 멀지 않은 이 스터디카페에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좋다. 하루종일 업무와 스케줄에 시달리다 비로소 답답한 가슴을 쓸어내리며 내 생각을 정리하고 기록하고 좋은 글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은 너무나 소중하다.

오늘도 읽을 책을 가져와 앉으려니 얼룩소에 올렸던 글이 떠오른다. 고백하자면 블로그에 전에 써뒀던 글을 복사해서 올린 것이지만, 라이크와 댓글의 중독은 강력하다. <소셜 딜레마>를 본 사람이라면 느끼겠지만, 서비스 디자인은 인간의 뇌를 자극하는 목적으로 이뤄진다. 라이크와 댓글을 일종으로 보상으로 여기게 되어 '댓글이 좀 더 달렸을까?'하고 더 들여다보게 되는 것이다. 브런치 같은 경우 댓글이 거의 달리지 않는다는 점, 페북은 이미 글잘쓰고 교육수준 높은 사람들의 아성을 이루고 있다는 점, 인스타는 사진과 힙한 감성이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하면 얼룩소에 어떤 페르소나가 모였을지 생각해보게 된다. '그래도 나 글 좀 쓰는데...' 하며 기웃거리다 라이크, 댓글, 얼룩픽, 에디터픽으로 뇌가 폭발한 경험을 하고는 매일 얼룩소를 들여다보게 되는 것은 아닐까? 나의 경우처럼 말이다.

선물해야할 때 보상하는 사회

다른 글에서 자세히 적었지만 선물과 보상은 매우 다르다. 보상은 '노력에 대한 정당한 대가'다. 내가 좋은 글을 썼으면 당연히 라이크와 댓글이 달려야 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평가 기준이 객관적이지 않으며 편향돼 있다느니 하는 결론에 도달하는 것이다. 이건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문제가 아니다. 보상-인센티브 패러다임 자체의 문제다. 우리의 사고 체계, 그리고 사회의 보상 리추얼 양식 자체가 '보상은 당연한deserve' 것이라는 개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에게, 얼마나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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