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봐야 할 ‘시사기획 창’의 <언론과 진실> 2부작

전지윤
전지윤 · 배우고 글 쓰고 활동하는
2022/05/31
지난 2주간 ‘시사기획 창’에서 제작 방영한 2부작 <언론과 진실> 1부 ‘조작의 역사’와 2부 ‘놈놈놈’은 정말 반드시 모든 사람들이 봐야할 탐사보도물이다. 2주전에 방영한 1부를 보고나서, 2부가 이토록 궁금하고 기다려진 적이 없었다. 지난 몇 년간 만들어진 탐사보도 중에서 가장 중요하고 의미있는 작품 중에 하나라고 단언하고 싶다. 
   
공안기관과 사법부와 언론이 공모한 국가범죄인 간첩조작의 한복판에서 산산조각난 피해자들의 삶을 지켜보는 것은 분노와 울분과 슬픔으로 심장이 터질 것 같은 경험이 될 것이다. 섬마을(개여도)과 시골마을(김녕마을) 등에서 삶을 이어가던 무고한 사람들이 갑자기 공안기관(중앙정보부, 보안사)에 끌려가면서 비극이 시작된다. 
   
고문과 조작을 통해서 그들은 ‘간첩’의 굴레를 쓰고, 그 낙인의 효과는 모든 것을 파괴했다. 가까운 이웃과 친인척들이 모두 관계와 왕래를 끊어버린다. 애를 업고 탄원하던 부인은 이웃들에게 문전박대를 당한다. 부부는 이혼하고 자식은 부모와 절연한다. 절망한 부모가 자살하고 자식이 자살한다. 피해자는 간첩 낙인을 안고 고향에 가지 못하고 외로이 죽는다.
   
여기서 주목하는 것은 조작의 공범으로서 언론의 구실이다. 이것은 크게 ‘간첩조작 시기’와 ‘진상규명 시기’로 나누어진다. ‘간첩조작 시기’의 특징은 한마디로 ‘대서특필’이다. 첫뉴스와 1면으로 대문짝만하게 보도하고, 단독과 특종으로 자세히 다루고, 사설과 칼럼과 논평으로 확인사살한다.(오늘날에도 계속되는 각종 사회적 마녀사냥에서 나타나는 양상의 원형이다.) 
   
간첩이라고 지목된 사람의 실명, 얼굴, 주소, 근무지까지도 모두 자세히 보도가 된다. 취재원은 당연히 보안사, 중앙정보부, 검찰이다. 언론은 그들이 불러주는 데로 받아쓴다. 반면 몇 십년 후 조작의 진실이 드러나는 ‘진상규명 시기’가 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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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보다 사람이 목적이 되는 다른 세상을 꿈꾸며 함께 배우고 토론하고 행동하길 원하는 사람입니다. <다른세상을향한연대>라는 작은 모임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습니다. 제가 쓴 첫 책에도 관심 부탁드립니다.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91685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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