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12/21
□ 인문잡지 한편 9호, 외모
먹고 말하고 전시 보고 운동하고 사랑할 때의 내가 어떻게 보이느냐를 의식할수록, 내 외모를 '이상적'기준에서 볼수록 삶은 몰입과 멀어진다. 그렇다면 그저 굴레일까? 외모를 언급하지 않고, 외모의 차이를 인지할 수 없는 세상이 살기 더 좋을까?
외모지상주의를 누구나 비판하지만 누구도 빠져나오기 어려운 현실에서 인문잡지 [한편]은 당위적인 이야기 너머에 어떻게 이를 것인지 고민한다.
9호를 펴내며 / 조은(편집자)
'몸'은 '외모'라는 말로도 표현합니다. 조은 편집자는 서문에서 외모란 '몸이자 피부에 관한 것이면서 언제나 언어와 이미지로 포착된다'고 정의합니다. 가장 개인적인 영역이지만 사회문화적 기준과 만나면 차별과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몸, 몸의 외면과 내면을 넘나드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수치화된 '매력적인 여성의 얼굴'은 '아름다움'에 관해 무엇을 알려 줄까? 인종 간 위계가 사라진 세계화된 미인의 얼굴은 어떤 얼굴이 아름다운지를 말할 뿐 그 얼굴이 왜 아름다운지는 말하지 않는다. '째진 눈이나 뭉툭한 코, 앞으로 튀어나온 턱'은 왜 미인이 아닌가?
K-성형수술의 과학 / 임소연
임소연 작가의 글을 보고 여러모로 놀라서 '신비롭지 않은 여자들'과 겸손한 목격자들'을 읽고 싶다고 생각하다 금방 잊었는데 김겨울 님 글을 보니 올 겨울에는 꼭 읽어야겠어요! 과거에는 백인 여성을 닮고 싶어서 수술을 했지만 현대의 한국인은 자연스러운 동양인의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한국 배우들을 닮고 싶어 하는 욕망을 표출하는 것이라는 내용이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결코 완벽한 아름다움을 추종하지 않는다는 말에 저도 모르게 고개가 끄덕여졌어요.
당신은 가난한 부모를 둔 사실, 이민자라는 사실,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정체성으로 수용하는 결단으로 나아갈 수 있다. 그러나 '추함'은 정체성일 수 없다. 나는 아름다운 이민자, 아름다운 장애인, 극도로 빈곤하고 폭력이 난무하는 가정에서 살아남은 아름다운 생존자일 수 있지만, 이 아름다운 존재라는 자기상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