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어질 열심

천세곡
천세곡 · 남들과는 다르게 누구보다 느리게
2023/11/19
*사진출처: Photo by Michael Soledad on Unsplash



남은 날을 세어보았다. 오늘을 빼고 딱 여덟 번의 출근이 남았다. 순수 근무일 기준으로 일주일 정도 일하고 나면 마지막 출근하는 날이 온다.

  디데이가 한 자릿수가 되니 괜히 마음이 바빠지는 요즘이다. 미뤄왔던 인수인계서 작성도 시작했다. 회사에 퇴직 의사를 밝힌 바로 그날, 해당 양식들은 받아 놓았었다. 파일을 열어 작성하려 해도 어쩐지 지지부진했다. 시작만 했지 도통 속도가 나지 않았다.

  마침, 우울증 약에 적응하느라 힘들었던 시기였기에 더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어차피 잘 안 되는 것 억지로 붙들고 있지 않기로 했다. 남은 시간들이 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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