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시체들의밤 ㅣ 좀비를 위한 변명
2023/11/04
좀비 영화 장르는 기본적으로 신체 훼손을 다루는 고어'에 속한다. 팔 다리는 뜯겨 나가고 내장은 밖으로 노출된다는 측면에서 막장 드라마'다. 어디 그뿐이랴 ? 좀비는 훼손된 장기를 물고 뜯고 빨고 씹고 맛본다. " 그랴, 이 맛이제 ! " < 좀비 > 야말로 갈 데까지 간 극한(極限) 캐릭터'다. 하지만 관객은 좀비를 보며 악, 소리를 지를망정 극악(極惡)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다시 말해, 좀비는 극한(極限) 캐릭터'이기는 하지만 극악(極惡) 캐릭터는 아니라는 말이다. 이미 죽은 자'에게 윤리적 비판을 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 이러한 참극은 살아 있는 자만이 겪어야 할 비극은 아니다. 좀비들도 살아 있는 자'가 저지른 폭력 앞에 사지가 뜯겨 나가고 머리통은 산산조각 난다. 살아 있는 자가 죽은 시체에 칼질과 총질을 한다는 측면에서 부관참시(剖棺斬屍) 장르'라 할 만하다.
산 놈은 살기 위해서 폭력을 휘두르고 죽은 놈은 먹기 위해서 폭력을 휘두르니 결국 서로 먹고살기위해 싸우는 꼴이다. 그저 영혼 없는 존재의 남루한 허기 앞에서 눈물이 앞을 가릴 뿐이다. 좀비 영화의 시작을 알린 조지 로메로 감독이 연출한 <<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Night of the Living Dead, 1968 >> 은 역설적이지만 고어 영화'라고 하기에는 표현 강도가 부드럽다. 이 영화에서는 팔 다리가 뜯겨 나가고 내장을 뜯어먹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표현되지는 않는다. 다만 그럴 것으로 추정되는 좀비 무리의 남루한 뒷모습만 보일 뿐이다. 또한 << 살아 있는 시체들의 밤 >> 에서 사람들은 " 몽유병 환자처럼 어슬렁거리는 무리 " 를 좀비 Zonbie라고 하지 않고 구울 Ghoul 이라고 불렀다.
좀비와 구울은 비슷하지만 동시에 다르다. 좀비는 부두교에서 주인에게 무조건 복종하는 맹목적 광신도를 지시하는 명칭이고 구울은 영혼(Soul)없는 식인귀'를 뜻한다.
@최서우 저 대사가 아마도 단테의 신곡이었나요 ? 거기서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아, 아닌가 ??) 헷갈리네요..ㅎㅎ
"지옥의 공간이 가득 차서 더 이상 들어갈 곳이 없으면 시체들은 땅 위를 걷는다" 요즘 실감되는 표현인것같습니다!
@최서우 저 대사가 아마도 단테의 신곡이었나요 ? 거기서 나온 걸로 알고 있습니다. ( 아, 아닌가 ??) 헷갈리네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