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 7. 넌 사형이야 거(20. 04. 17.) 설민수 4
“삐릭삐릭! 삐릭삐릭! 삐릭삐릭……”
여기저기서 수용자 호출 벨이 정신없이 울려대고 있었다.
설민수는 이 방, 저 방 뛰어다니느라 잠시도 담당실에 앉아 있을 수가 없었다.
“담당님, 약이 왜 제대로 안 나옵니까, 정말 하루 이틀도 아니고, 못 살겠네요. 조치를 취해 주세요!”
“담당님, 옷이 짧아서 입을 수가 없습니다. 빨리 좀 바꿔 주세요. 언제까지 기다려야 합니까?”
“담당님, 배식이 제대로 안 되지 않습니까. 지금 소지들이 장난치는 거 다 알고 있습니다. 빨리 처리해 주세요.”
“담당님, 옆방에서 시끄럽게 해서 못 살겠습니다. 환청이 들릴 것 같아요. 어떻게 좀 해 주세요.”
“담당님, 서울교도소 주소가 어떻게 됩니까?”
“담당님, 어제 야구 누가 이겼습니까?”
“담당님!”
“담당님!”
“담당님!”
3하 수용자들에게 완전히 눌려버린 설민수는 2번째 근무 만에 수용동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되어 버렸다.
수용자들이 요구하거나 묻는 내용에 대해 설민수는 도무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경험이 전무하다 보니 속수무책으로 수용자에게 끌려다니고 만 것이다.
이럴 때 친한 선배라도 있다면 조언이라도 구해 볼 텐데, 설민수는 지난 갑질 사건 이후로 교도소 전 직원과 담을 쌓고 지내다 보니 답답할 뿐이었다.
더욱이 혹시라도 자신이 처한 상황을 다른 직원이 알게 된다면.
‘그럴 줄 알았다. 갑질, 갑질하면서 배울 생각이 없더니, 이럴 줄 알았다!’라고 손가락질하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
설민수는 어떻게든 스스로 상황을 수습해 보려 노력 아닌 노력을 해 보았지만,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었다.
눈앞이 아득해지고, 정신이 어질어질했다.
호출 벨 소리가 지옥의 휘파람 소리 같이 느껴졌다.
수용자들은 호출 벨을 눌러도 답이 없자 거실에서 소리를 질러 대기 시작했다.
“담당님! 담당님! 담당님! 담당님! 담당님! 담당님!”
호출 벨 소리와 함께 수용자들의 고함 소리로 3수용동 하층은 그야말로 아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