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족을 보고 난 후의 한참 뒤늦은 뒷 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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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benford · 글을 꿈꾸는 건설 노동자
2023/06/10
어느 가족.
물론 그 유명한 고레다 히로카즈의 칸 황금 종려상 수상작을 말하는 거다. 난 사실 어렸을때부터 꽤나 열렬한 축에 속하는 영화광이었지만 영화를 보며 서러운 마음에 눈물을 흘였던 적은 몇 번 없다.
내 가물가물한 기억과 메말라버린 감수성에 기대 내가 감동받았던 수 많은 영화들을 찬찬히 둘러보아도 날 울게 했던 작품은 거의 손에 꼽을 정도이다.
그 중 제일 먼저 기억나는 작품들이 문희 신영균 주연의 (미워도 다시 한번.) 그리고 탤런트 정영숙 박근형이 어머니 어버지로 나왔었던 (엄마 없는 하늘 아래.) 등이다.
둘 다 내가 아주 어릴 때 봐서 잘 기억은 안 나지만 아무튼 강고한 사회적 관습과 철옹성 같은 시대적 규범을 결코 뛰어 넘을수 없는 사랑에 빠져서 괴로워하던 역사적 미인 문희 누님의 애절한 사랑과 처량한 신세에 날 동일시 하며 왜 저렇게 이쁜 누나가 신영균 같은 나이 많고 배까지 튀어나온 남자와 사랑에 빠져서 괴로워 하는지 참 슬프고 안타까웠던 생각이 난다.엄마 없는 하늘 아래를 보면서는 왜 불행은 저토록 착한 사람들에게만 다가오는지 그리고 그 불행이 휘두르는 잔인한 폭력 앞에서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버릴수 밖에 없는 한 가난한 가족의 곤경을 보며 내가 그들을 전혀 도와줄 수 없음에 극심한 무기력과 공포를 느꼈던 기억이 떠오른다.
물론 당시 난 초등학교도 들어가지 못했던 나이였기에 영화 속 그들을 실제로 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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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현장에서 정희진 작가님의 글귀를 되새기며 홍상수의 세계를 동경하는 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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