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봄을 돌보다9]뭘 좋아하세요?

소요 ·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 연구소
2024/03/07
내가 뭘 좋아하는 지 알아서
시공간에 구애받지 않고 쉽고 간편하게 나를 행복하게 하는 것이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것이 큰 돈이 들거나 대단한 노력이 필요한 것이 아니고 사소한 것이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엄마를 간병하면서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 

전구빛 스탠드 조명
나는 조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필요 이상 광범위하게 밝혀주는 형광색 조명을 좋아하지 않고, 내가 필요한 부분만 은은하게 비춰주는 간접조명을 선호한다. 그 조명 아래에서 비로소 편안한 휴식이 가능하고 오롯이 나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 간병하러 온 엄마 집에는 형광조명 밖에 없다. 남편에게 부탁하여 집에서 쓰던 노란색 탁상 스탠드를 가지고 왔다. 낮이나 밤이나 엄마를 재워 놓은 다음 내 방에 와서 노란색 전구빛 조명 아래에서 잠시 눈을 붙이거나 책을 읽으면서 쉰다. 이번에 알았는데 지치고 힘들 때는 조명에서 느껴지는 열기에도 따뜻함에도 위로를 받는다.


책을 좋아하고 많이 읽는 편이지만, 신기한 게 뭔가 소진되거나 외로울 때 더욱 많이 읽는다. 육아 휴직을 하고 전업주부로 살 때도 정말 책을 많이 읽었다. 아이를 재우고 책을 읽는 시간이 나를 살게 하는 시간이었다. 시간이 많고 삶이 여유로울 때는 책을 정독한다면, 시간이 없고 삶이 녹록치 않을 때는 다독한다. 전자일 때는 유희적 독서를, 후자일 때는 목적이 있는 독서를 하는 것 같다. 육아나 간병이나 돌봄을 하는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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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씁니다. 죽을 거 같아서 쓰고, 살기 위해 씁니다. 예전엔 딸을, 지금은 엄마를 돌봅니다. 돌보는 사람을 위한 돌봄을 연구합니다. 잘 사는 기술과 잘 죽는 기술을 개발하고, 어쩌다 지방소멸도시를 탐색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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