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게 닫힌 이 문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4/09
굳게 닫힌 이 문
   
   
   
넬리 자흐스
   
   
그 뒤에는 끔찍한 일이 벌어졌다.
너는 그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본다.
너의 두 눈은 네 몸 속에서 떨어져 나와 있는가?
아니면 이미 죽음 속에 있는가?
(하지만) 죽음은 열려 있고
비밀들은 그 뒤에서 첫째로 살아 있다
   
내 창 밖에서
지저귀는 새 말라붙은 창 밖에서
지저귀는 새 너는 그 새를 본다
하지만 다르게 나는 그 새를 본다
나는 그 새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다르게
똑같은 태양계 안에서 하지만 다르게
   
밤이여 나뉘어라
너의 빛나는 두 날개는 경악으로 떨고 있고
나는 이제 떠나려 하고 네게 피비린내 나는 밤을
돌려주게 될 것이기에

   
(『내 남편 윤이상』 하권, 이수자 지음, 창비, 1998년 간행, 63~64쪽)
   
   
박선욱의 시가 끄는 수레
   
*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
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315
팔로워 5
팔로잉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