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국은 오늘도 꽃을 피었다. 여전히 연보라색을 갖고 있었다. 항상 피어나는 곳은 벼랑이었다. 가장 바다가 잘 보이는 위치. 그러면서 사람의 손길을 함부로 허하지 않는 곳. 왜 이곳에 터를 잡게 됐는지 지금 자란 해국은 알지 못한다. 아주 먼 오래전. 해국의 씨앗을 갖고 있던, 그리고 그 해국의 씨앗을 한 번 더 가졌던. 아주 먼 조상이 선택한 길이었다. 그때는 저 먼 땅 아래에서 자랐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아마 모종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독도에는 짐승이라 할 만한 것은 더 이상 살지 않는다. 불과 100년 전에는 강치라는 것이 있긴 했으나 살았다기 보다 잠시 들러서 숨만 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