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쉽게 만들어야” - 여성들 재봉노동서 해방시킨 대발명

강부원
강부원 인증된 계정 · 잡식성 인문학자
2023/07/24
바누질할때 아가씨네 울리던 깃 섭 소매배리 - 기계가 생겨나 한시름 면제(『조선일보』, 1936년 1월 9일)

“옷 쉽게 만들어야” 여성들 재봉노동서 해방시킨 대발명
 
1930년대 식민지 조선의 경성에서 변화하는 여성의 옷차림은 ‘모던 열풍’을 가시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종로와 명동에는 ‘단발’과 ‘양장’ 차림으로 길을 오가는 여성들이 늘었고, 여학생들의 옷차림 역시 날로 세련돼졌다. 신문에서도 연일 여성들의 옷차림과 관련된 새로운 유행을 소개하고 평가했다. 

지금이나 그때나 사람들은 여성들의 옷차림에 정말 관심이 많았다. 세간의 관심과 평가에는 환호도 섞여 있었겠지만, 실상은 비난이 더 큰 부분을 차지했다. 과감한 의상을 입은 여성들은 세상으로부터 쉽게 환영받지 못했다. 여성의 옷차림에 대해서만은 자유를 허락하지 않는 분위기가 꾸준했다. 달라진 여성들의 옷차림은 줄곧 ‘사치’와 ‘낭비’로 취급됐으며, ‘모던 걸’들은 한낱 유행을 따르는 철없는 족속들로 묘사됐다. 

‘단정해야한다’거나 ‘여성스러워야한다’는 규범 역시 지속적으로 강요됐다. 대다수 여성들은 사회적 편견은 물론 ‘아버지’와 ‘남편’, ‘오라버니’의 마뜩찮은 시선과도 싸워야만 했기에 여성의 모던한 차림은 큰 용기와 결심을 필요로 한 일이기도 했다. 그러다 보니 1930년대에도 눈에 띄는 신식 차림의 여성들보다 전통적인 차림의 여성들이 여전히 더 많았다.
신식 의복을 입고 거리를 활보하고 있는 신여성들의 모습을 그린 삽화(취미잡지 『별건곤』 1927년 1월호)
   
모던 스타일 조선여성의복의 창시자
   
이소담(李小淡)은 1936년 우리나라 최초로 ‘조선의복 재단기’를 발명한 사람이다. 평안남도 대동군에서 태어나 1929년 사리원고등여학교를 나온 뒤, 1933년에는 이화여자전문학교를 졸업했다. 이소담은 졸업과 동시에 가사과(家事科) ...
강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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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신문과 오래된 잡지 읽기를 즐기며, 책과 영상을 가리지 않는 잡식성 인문학자입니다.학교와 광장을 구분하지 않고 학생들과 시민들을 만나오고 있습니다. 머리와 몸이 같은 속도로 움직이는 연구자이자 활동가로 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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