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재택근무를 하냐마냐가 아니다: <우리는 출근하지 않는다> 리뷰

전새벽
전새벽 · 에세이 '닿고 싶다는 말'을 썼습니다
2024/03/14
출처 : 출판사

앤 헬렌 피터슨의 <요즘 애들(알에이치코리아, 2021)>을 읽고 든 생각 중 하나는 이거였다. 음, 이 양반의 책을 한껏 더 읽고 싶군. 그런 독자는 나뿐만은 아니었는지 반비 출판사에서 피터슨의 다른 책을 작년에 출간했다. 찰리 워절이라는 저널리스트와 함께 쓴 <우리는 출근하지 않는다>라는 작품인데, 한국에서는 이게 마치 피터슨의 단독 저술인것처럼 부각시켰다. (영미권에서는 찰리 워절의 이름이 먼저 실린 것과 비교해 볼 때, 한국에서 피터슨이 얼마나 주목 받는지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모두의 기대를 한몸에 받은 이 책, 과연 어떤 내용인지 살펴볼까.
“6년 전 어느 날 귀여운 방송 사고가 전 세계 사람들을 사로잡았다.”라고 책의 번역을 맡은 이승연은 책 말미에 썼다. 이 문장을 보고 떠오르는 장면이 있으실 것이다. 부산대 로버트 켈리 교수가 BBC와 생방 인터뷰를 하던 중에 자녀들이 방안으로 들어닥친 사건. 재택근무라는 특수한 상황이 낳은 헤프닝이었다.
팬데믹이 끝난 뒤 직장인들은 새로운 혼란을 맞이했다. 재택근무를 완전히 폐지한 직장부터 재택근무만 해도 되는 직장까지, 누군가 명쾌한 답을 내리기 전에 혼란이 종식되면서 세계 직장인의 근무형태는 꼴사나운 하이브리드가 되어버린 것이다. 피터슨과 워절은 이 시점에서 재택근무가 우리에게 남긴 숙제들을 풀어본다.
2016년 프랑스는 새로운 법안을 하나 통과시켰다. 50명 이상의 사업장에서는 공식적인 업무 시간 외에 이메일을 보내지도 답장하지도 못하게 하는 법이다. 업무 외 시간에도 몰아치는 연락 때문에 번아웃을 호소하는 사람이 오죽 많았으면 이런 법이 만들어졌을까. K직장인, 아니 F직장인들은 저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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