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경

살구꽃
살구꽃 · 장면의 말들에 귀를 모아봅니다.
2024/07/21
일곱 살, 네 살 자매와 할머니가 건물모퉁이에서 차를 기다린다. 주간보호센터차가 오자 할머니가 차에 오른다. 두 자매는 차 꽁무니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든다. 곧이어 어린이집 노란 차가 다가온다. 
   

집에 돌아온 할머니와 두 자매. 엄마 아빠는 아직 퇴근 전이다. 밖에서 돌아오면 할머니 손을 꼭 씻어야 한다고 큰손녀가 엄마처럼 말한다. 그런 다음 텔레비전을 켠다. 리모컨을 이리저리 눌러 ‘6시 내 고향’에 맞춘다. 할머니가 단골로 보는 프로다. 이게 끝나면 아이는 드라마채널로 옮긴다. 
   

“할머니는 이렇게 쉬는 것도 몰라?”
“허어, 너 어찌 이걸 모른다냐?” 
   

세대를 초월한 세 사람이 서로 알려주고 가르친다. 손녀들과 알콩달콩 투닥이는 소리가 자글거린다. 자귀나무 꽃향기가 밤공기에 ...
얼룩패스
지금 가입하고
얼룩소의 모든 글을 만나보세요.
이미 회원이신가요? 로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