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에게 묻다; 케빈 텐트 03 - 편집이란?
2023/07/15
편집이란 뭐라고 생각하세요?
편집이 뭔지 설명하는 건 정말 힘들어요. 제 아들이 8살 때였어요. 부모들이 학교에 가서 자신의 직업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주는 그런 시간이 있었죠. 그때 우리 가족이 휴가 동안 여행을 하며 찍었던 사진들을 잔뜩 들고 갔어요. 그러곤 이렇게 이야기를 했죠. 자, 여기 휴가 때 여행 가서 찍은 사진이 스무 장 있다. 그런데, 사진 앨범에 우리가 넣을 수 있는 건 여덟 장뿐이다. 어떤 사진을 넣고 어떤 사진을 넣지 말아야 할까? 안타깝게도 아이들에게 이 방법은 먹히지 않았어요. 애들은 그냥 “그래서 찰리(케빈의 아들)는 어디로 여행 갔는데요?” 같은 질문을 할 뿐이었죠. (웃음)
이게 편집을 설명하기 위해 내가 시도했던 가장 기초적인 방식이에요. 사진 앨범 속에 이야기가 있잖아요. 사진 한 장 한 장 보면서 여기에서 여기로 비행기를 타고 갔고, 여기선 이걸 했고, 저기에선 이걸 했고, 그리고 집에 왔다. 퍼즐 같은 거죠. 편집은 많은 걸 담고 있어요. 문제 해결의 과정이기도 하고, 이야기를 다시 쓰고 퇴고하는 과정이기도 하고.
아버지를 가끔 뵙게 되면 제가 하는 일이 뭔지 묻곤 하셨는데, 편집이 뭔지 설명해 드리는 게 정말 힘들었어요. ‘시나리오라는 게 있을테고. 그걸 감독과 프로듀서가 찍을테고. 그럼 넌 그냥 그걸 붙이기만 하면 되는 거 아니냐? 할 일이 뭐가 있는거지?’ 이러시죠
아버지...
미국과 한국에서 드라마와 영화를 편집합니다. 미국 드라마 <Roswell, New Mexico> <The Bold Type>, 한국 드라마 <사장님을 잠금해제> 편집.
@JACK alooker 좋은 설명입니다 :)
아이들에게 찰리가 여행간 곳을 설명하기 위한 앨범이 18장만 담아야 한다면 반드시 18장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분류하고 어떤 순서로하며 어떤 사진을 고를지 고민해서 구성하는 직업이라고만 설명해도 충분히 잘한 설명이었을거 같네요.😁
@JACK alooker 좋은 설명입니다 :)
아이들에게 찰리가 여행간 곳을 설명하기 위한 앨범이 18장만 담아야 한다면 반드시 18장을 고르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분류하고 어떤 순서로하며 어떤 사진을 고를지 고민해서 구성하는 직업이라고만 설명해도 충분히 잘한 설명이었을거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