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이태원참사와 퇴행적 역사 현실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 시국선언 기자회견]

박선욱 · 시, 동화, 소설 및 평전을 씁니다.
2023/03/29
오늘 오전 11시 서울시청 10.29 이태원참사 분향소 앞에서 문화예술인들의 시국선언이 있었다. 오늘 선언에는 126개 단체와 914명의 예술인들이 참여했다.
    
[10.29이태원참사와 퇴행적 역사 현실을 마주하는 문화예술인 시국선언 성명서]
 
   
2022년 10월 29일, 159개의 우주가 소멸되던 그 밤에서 우리는 자유롭지 못하다. 좁은 골목길로 내몰리던 10만 명의 사람들은 과연 누구였는가? 우리의 이웃, 우리의 형제, 우리의 아들딸, 우리 자신이었다. 축제에 나온 우리들의 생명과 안전은 지켜지지 않았고 그 밤의 아픔과 슬픔, 충격과 공포는 죽어간 이들과 살아남은 우리의 몫으로 오롯이 떠넘겨지고 있다. 예견된 참사, 끝없는 구조요청과 신고를 외면하고 불과 1,500미터 옆 대통령 용산집무실을 지키는 일에만 몰두하던 공무원은 누구로부터 녹을 받아먹는 누구의 공무원인가? 유가족들의 진상규명·책임자처벌의 요구와 ‘우리를 잊지 말아 달라’는 외침에도 우리 사회는 침묵을 강요당하거나 세뇌당하고 있다. 정치적 이해득실을 따지며 책임을 지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정부, 희생자 이름도 영정 사진도 하나 없는 분향소를 거대하게 차려놓고 일방적인 애도를 강요하던 정부에게 우리는 묻고 싶다. 우리는 꼭 알아야겠다. 왜 막을 생각이 없었는지, 왜 구하지 않았는지. 그날 밤 희생자들에게 어떤 짓을 했는지. 왜 유가족들에게 감추고 알리지 않았는지. 왜 유가족들을 모이지 못하게 했는지….
   
   
우리는 예술인이다. 예술인은 침묵과 무기력, 눈치보기, 줄세우기에 결코 순응하지 않는다. 오히려 촛불처럼 자신을 불사르며 예술작품으로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세상을 밝힌다. 외세에 의해 유린당하고 전쟁의 참화를 지나 현대사의 굴곡과 소용돌이를 겪어온 우리 역사와 삶의 길목마다에서 예술은 어디에서 무엇을 해왔는가? 반외세, 반봉건, 보국안민의 동학운동과 자주독립을 선언한 3.1만세운동, 부정선거 규탄과 민주실현을 외치던 4.19민주항쟁, 5월학살자 군부독재를 끝장내려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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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실천문학》 으로 등단. 시집 《회색빛 베어지다》 《눈물의 깊이》 《풍찬노숙》, 인물이야기 《윤이상》 《김득신》 《백석》 《백동수》 《황병기》 《나는 윤이상이다》 《나는 강감찬이다》 등. 《윤이상 평전: 거장의 귀환》으로 제3회 롯데출판문화대상 본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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