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안녕주정뱅이 ㅣ 물건에 의존할수록 삶은 제약을 받는다

악담
악담 · 악담은 덕담이다.
2023/09/13

안녕, 주정뱅이

이반 일리치는 물건에 의존할수록 삶은 제약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 단순한 지적은 꽤 많은 진리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쾌도난마'다.
몇 년 전, " 명문가(writer 名文家)의 명문가(house 名門家)의 명가(person 名家) " 로는 대한민국에서 다섯손가락 안에 뽑히는 오죽헌을 방문했을 때 규방의 규모가 작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 적이 있다. 8자 장롱이 가까스로 들어갈 정도 ?! 경복궁을 방문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명색이 임금이 거처했던 장소인데 실내 크기는 생각보다 아담했다. 내실 규모가 작은 이유는 사대문 가문 양반들이 검소한 생활을 했다기보다는 다종다양한 가구와 물건이 없었다는 데 있다. 그 당시에는 쇼파나 침대가 있었던 것도 아니요, 티븨나 냉장고 따위가 있었던 것도 아니었으니까. 그러니까 내실이 클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그때는 생활품이 필수품이었던 시대'였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산업 혁명을 거치면서 물건이 쏟아지기 시작하자 생활품이 필수품인 시대는 종말을 고했다. 필리핀 이멜다 여사의 구두 수집(1220켤레)은 " 물건의 과잉 시대 " 가 도래했다는 사실을 명징하게 보여준다. 신지도 않는 구두가 많다 보니 신발장을 만들게 되고 신발장이 크다 보니 신발을 보관할 방을 만들게 되고, 그러다 보니 내실 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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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1호 하드보일드 센티멘털리티 악담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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