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전시를 하게 되었다. 계급장 때고.
2024/06/24
"로원님, 이번 전시 참여하실래요?"
라는 전화가 왔을 때, 아. 나는 이 전시를 이미 참여하고 있구나 란 생각이 들었다.
거제도에 반해 이사를 하고, 참 여러 다이나믹한 일들이 벌어진 가운데 내가 만든 복합문화공간의 계약 기간이 끝날 즈음까지. 이상하게 부산에서 상업전시를 참여할 때만 하더라도 술술 진행 되었던 '전시'라는 것이. 요망하게도 내 공간에서는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노력했지만 끝끝내.
다시 풀어보는 모닝페이지가 알려 준 내안의 아이의 원함.
8주간 매일 아침에 눈 뜨자 마자 쓰는 '모닝페이지' 작업을 했다. (책 아티스트웨이에 실린 내면 글쓰기 방법)
그 작업 결과 내 안의 켜켜히 묵었던 온갖 것들과 마주할 수 있었는데, 그 중에는 내가 계속 무시하고 있었던
어릴 적 내가 바란 것들이 있었다. "로원아 어릴 때로 돌아간다면, 아무런 조건이 없다면 뭘 하고 싶어?"
나는. 연기를 하고 싶어
나는. 노래를 하고 싶어.
나는. 피겨를 타고 싶어.
나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
어릴 때 순수하게 좋아했던 것들,
연기라는 나의 첫번째 업.
그러나 어떠한 한계들을 맞아 고작 중학교를 졸업하기도 전에 그만두어야 했던 것들.
나는 이것들을 해주기로 결정했다. 그 때의 나는 일로써 내 존재를 증명해내고 있던 중이라.
대단히 건강치 못한 상황이었거든. 외적 몸의 건강도, 내면도.
우울증과 번아웃은 온지 오래였지만, 사업이라는 특성상 그런 것들을 들여다 보기엔
당장 쳐내야 하는 것들이 눈 앞을 가렸으니까. 그럼에도 책임감, 어떤 사명감으로 버텼던 것 같다.
그러다 찾아온 코로나는 나를 억지로 멈추게 만들었는데, 그것 역시 자연스럽게 찾아온 감사한 흐름이었다.
아, 근데 이런 예술적인거 내가 해도 되나? 어떻게 하는거지?
내 전공은 상경과 사회과학 복수전공이다.
하고 싶어한다는 것들이 죄다 예술적인건데. 나는 전공도 아니고
중학생 이후로는 그러한 것들을 해준 적이 없어서 뭘 어찌 시작해야 하는지 막막한 상태였다.
그리고 무언가를 하려고 하면 들어가는 시간과, 돈, 그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