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 크로프트의 비상과 그림자 : <툼 레이더> (2)
2024/06/21
흥행의 흔적
The Electronic Entertainment Expo(E3)가 2023년 열리지 않을 것을 공표하면서, 전통과 역사의 게임쇼는 역사의 한 페이지로 남게 되었다. 2021년 COVID-19로 인해 오프라인 행사가 취소된 것이 치명적이었다. 그전부터도 현장 중심의 박람회는 온라인 생중계에 밀려 입지를 잃고 있었고, 또한 소니, 마이크로소프트, 닌텐도 등의 주요 콘솔 플랫폼 기업이 State of Play, Xbox Showcase, Nintendo Direct와 같은 자체적인 홍보 행사를 주최하면서 E3에게 좋지 않은 상황이 지속되어왔다. 이러한 흐름이 2023년까지 이어지다가 행사 자체가 폐지되는 것으로 끝나버린 것이다.
하지만 1995년에 시작되어 2021년까지 이어진 E3가 당대 가장 뜨겁고 새로운 게임을 보여주는 무대였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여기서 주목받는다는 그 자체로도 게임에 무게감을 더할 수 있었다.
시간을 거슬러 1996년 5월로 돌아간다면, 당시의 E3를 뜨겁게 달군 화제의 주인공이 툼 레이더였다고 누군가는 말하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 해에 떠오른 스타는 안타깝게도 닌텐도 64였다. 32비트 기반의 세가 새턴과 플레이스테이션을 마치 과거의 유물로 취급하듯, 닌텐도는 64비트 시대의 막을 열었다. (물론 최초의 64비트 아키텍처 콘솔 게임기는 아타리 사의 재규어였지만, 재규어는 흥행에 실패했다.) 갑자기 차세대 기종 스펙을 제시한 닌텐도와 완벽한 완성도로 3D 플랫포머를 구현한 슈퍼 마리오 64에 대한 기사가 6월과 8월 사이의 게임 잡지를 지배했다. 충분히 혁신적이었던 32비트의 세가와 소니는 난처해하는 와중에도 몇 가지 타이틀 들고 E3에서 소개하였는데, 그 중에 툼 레이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