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 좀 기울여 주소서

진영
진영 · 해발 700미터에 삽니다
2023/12/11
아침마다 드리는 내 기도 중에는, 오늘 하루를 당신께 봉헌한다. 아프지 않고 다투지 않고 다치지 않고 상처 주는 일도 상처 받는 일도 없기를,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날이길 기도하는 걸 빠트리지 않는다.
그런 기도처럼 아무 일없이 마무리 되어가던 오늘이었다. 적어도 오후 4시까지는.

비가 와서 종일 어두웠고 4시 밖에 안되었는데 마치 해가 다 저문 느낌이 들었다.  마침 얼룩소에서 비오는 날 뜨끈한 동태찌개 사진이 올라왔기에 그래, 오늘 저녁 메뉴는 우리집도 동태찌개야. 하며 동태를 꺼내려 창고에 있는 냉장고로 향했다.
냉동실 문을 열자 안이 캄캄하다. 냉동실엔 원래 불이 안들어왔던가. 싶어 냉장실도 열어본다. 역시 캄캄하다. 이거 뭐가 잘못 됐구먼 싶어 집 안에 있는 다른 전기제품들을 죄다 돌려본다. 주방냉장고도 열어보고 렌지도 돌려보고...
모두 깜깜절벽이다. 놀라서 두꺼비집을 열어보니 차단기 스윗치 1개가 떨어져있다. 위로 올리자마자 철컥하켜 다시 떨어진다.
아이고, 큰일 났네.
대부분의 가정이 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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