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방식에 관하여 feat. 스즈메의 문단속
2023/11/01
[재난을 기억하고 애도하는 방식에 관하여]
* 스포일러 있음
<스즈메의 문단속>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건 토지사가 열쇠로 문을 잠그는 방식이었다. 토지사와 스즈메는 재난을 일으키는 문들을 닫고 다니는데, 그 문을 닫는 방식이 독특하다. 재난이 튀어나오려는 문은 그냥 닫아서는 안되고, 반드시 재난이 일어났던 그곳의 사람들이 살았던 삶을 상상해야 한다. 재난이 일어나기 전까지, 그들이 누렸을 일상을 떠올리며 그들을 '기억'해야만 '재난의 문'을 닫을 수 있다.
재난이 다시 일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그 희생자들의 삶을 기억해야만 한다는 건 어딘지 묘하다. 흔히 재난을 막기 위해서는 다시 그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시스템을 점검하고 법령을 개정하며 행정적인 정교함을 더해야 한다는 정도가 상식이다. 재난을 다시 막기 위해서 그들의 삶을, 일상을, 재난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들이 누렸을 사랑을, 생명을 반드시 기억하고 상상해야 한다는 건 그저 만화적인, 낭만적인 상상력 정도로만 느껴질 수도 있다....
https://www.facebook.com/writerjiwoo
<분노사회>, <인스타그램에는 절망이 없다>,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등의 책을 썼습니다.
현재는 변호사로도 일하고 있습니다.
마침 스즈메의 문단속이 재개봉 했더군요
극장가가 어렵다는 것이 사실인가 봅니다
마침 스즈메의 문단속이 재개봉 했더군요
극장가가 어렵다는 것이 사실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