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의 충돌, (무거운) 원소의 탄생 [한 컷 과학]

윤신영
윤신영 인증된 계정 · alookso 에디터
2023/10/28
미국항공우주국(NASA)


수십억 년을 함께했던 두 별이 마지막 순간을 맞았다. 이미 수억 년 전에 각각 폭발하며 생애 후반부에 접어든 상태였다. 고향마저 떠나 먼 우주를 떠돌고 있었다. 다행히 최후의 순간은 외롭지 않았다. 두 별은 서로 충돌했다. 우주에서 관측할 수 있는 가장 강렬한 빛이 두 별의 마지막을 감쌌다.

지난 3월,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페르미 감마선 우주망원경은 강렬한 감마선 방출 현상을 관측했다. 지구에서 8300만 광년 떨어진 곳이었다. 이런 천문 현상을 감마선 폭발(GRB)이라고 부른다. 우주에서 가장 강력한 폭발로, 태양이 100억 년에 달하는 일생 동안 분출하는 에너지를 단 몇 초만에 방출한다. 초기에 극도로 밝은 감마선이 분출되고, 이어 다른 파장의 빛이 퍼진다. 워낙 격렬해 멀리 있는 지구에서 쉽게 관측할 수 있다. ‘우주의 불꽃놀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이 현상을 새롭게 분석한 연구 결과가 26일 나왔다. GRB230307A라는 이름이 붙은 이 감마선 폭발은 지금까지 인류가 50여 년 동안 관측한 모든 감마선 폭발 가운데 두 번째로 밝았다. 지속시간도 3분 20초(200초)로 상당히 길었다. 상당수의 감마선 폭발은 2초가 채 되지 않는 시간 동안 지속됐다 사라진다.

길이는 원래 감마선 폭발의 특징을 설명하는 중요한 특징이다. 길고 짧은 감마선 폭발은 발생 원인이 다를 때가 많다. 짧은 감마선 폭발은 별의 충돌로 발생하고, 긴 감마선 폭발은 매우 크고 무거운 별이 블랙홀로 붕괴(안으로 무너져 내림)하며 제트를 내뿜는 과정에서 주로 발생한다.

GRB230307A는...
윤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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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에서 기자상을 수상한 과학전문기자입니다. 과학잡지·일간지의 과학담당과 편집장을 거쳤습니다. '사라져 가는 것들의 안부를 묻다' '인류의 기원(공저)' 등을 썼고 '스마트 브레비티' '화석맨' '왜 맛있을까' '사소한 것들의 과학' '빌트' 등을 번역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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