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가 동화로 간 까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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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치1 · 주로 애니메이션
2023/01/08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 리뷰
영화 포스터 출처: 다음 영화
한 때의 전설, 장화신은 고양이 ‘푸스’. 그러나 지금은 ‘마마 루나’의 집에서 다른 고양이들과 함께 먹고 자기를 반복하며 무료한 일상을 버텨내고 있다. 푸스가 과거의 명성을 내려놓고 이 같은 삶을 택한 것은 모두 고양이의 9개 수명 중 8개를 소진했기 때문. 그럼에도 알려진 명성답게 죽음 따윈 두렵지 않은 그였지만, 자신을 노리는 현상금 사냥꾼과의 사투에서 난생 처음 죽음의 공포를 맛본 후 지금은 이렇게 몸을 사린 채 웅크리고 있다. 그러던 어느 날, 자신을 찾아온 ‘골디락스’와 ‘세 마리 곰’이 노리는 무슨 소원이든 이뤄주는 소원별의 존재를 우연히 듣게 된다. 이에 푸스는 잃어버린 목숨과 내려놓은 명성을 되찾고자 마마 루나의 집에서 만난 강아지 ‘페로’와 함께 여정에 나선다.

조엘 크로포드 감독의 2022년 작 <장화신은 고양이: 끝내주는 모험>(이하 <장화신은 고양이 2>)은 “이 이야기는 실화가 아닌 동화”라고 명시하며 시작한다. 그런데 조금 이상한 일이다. <장화신은 고양이> 연작은 <슈렉> 시리즈의 스핀오프 애니메이션이다. 잘 알려져 있듯이 <슈렉>은 이른바 ‘안티 디즈니’를 표방하던 드림웍스의 대표작으로 기존 서양 고전 동화의 흐름을 전복시킨 파격적 구성으로 애니메이션 영화 역사에 한 획을 그은 바 있다(<슈렉 1>과 <슈렉 2>는 모두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하였다). <장화신은 고양이> 역시 그런 <슈렉>의 유산을 계승한 작품이다. 그런데 11년 만에 돌아온 <장화신은 고양이>의 후속작이자 <슈렉> 시리즈의 명맥을 잇는 이 영화는 시작부터 자기 정체성을 “동화”라고 못 박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영화의 이야기 역시 고대 서사시의 고전적 플롯을 따르고 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대체 무슨 연유로 애써 탈피한 동화적 굴레에 다시금 제 몸을 붙박으려는 것일까.   


고대 근동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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