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할'과 '기대' 속 나는 없었다

Obby
Obby · 오늘도 끄적끄적
2022/04/07
자기 자신을 돌아보지 않고 사람들이 흔히 중요하다고 말하는 역할에만 충실하느라 점점 자아를 잃어갔습니다.
 
책 1.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 - 레오 버스카글리아에서

"정말이지 남편을 위해 제 인생의 황금기를 다 바쳤어요. 예쁜 아이들도 낳아줬고, 멋진 집도 선물했죠. 어찌나 청소를 열심히 했는지 집 안엔 먼지 하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답니다. 아이들은 한 번도 지각을 한 적이 없고, 요리 솜씨도 좋아서 집에 남편의 손님이 끊일 날이 없었답니다. 저는 남편이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따라갈 준비가 되어 있었죠."
"아주머니 자신을 위해서는 무슨 일을 하셨나요?"
"나 자신을 위해 일을 하다니, 그게 무슨 말씀인가요?"
"아주머니 자신을 위해서는 무슨 일을 했느냐는 거죠."
"나 자신을 위해서는..... 아무것도 할 시간이 없었어요!"
잠시 침묵이 흘렀고, 제가 다시 입을 열었습니다.
"그럼 어떤 일을 해보고 싶으셨는데요?"

"도자기를 구워보는 게 꿈이었어요."
 
 
 
위 글을 읽으면서 아주머니가 정말 안타깝게 느껴졌다.
엄마로서, 아내로서는 더없이 완벽한 그녀였겠지만, 그 곳에 그녀 자신은 없었다.
결혼해서 가족을 이루고 엄마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냈음에도,
그녀는 더 이상 행복하지 않았다.
 
그저 본인 인생의 전부였던 남편의 빈자리를 느끼며 (어쩌면 자기 자신이 없는 허망함을 느끼며)
자신의 희생에 대한 대가를 끝없이 갈망할 뿐이였다.
 
모든게 남편에게 맞춰져 있었기 때문에, 남편이 없는 삶에서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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