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생 나라의 난임 병원 졸업생 2] 아기는 다 계획이 있구나

정민경
정민경 · 잡문 쓰는 사람.
2024/04/22
1. 출산 예정일이 17일 앞으로 다가왔다. 임신 초반에는 내가 아기를 선택했다는 생각만이 강했다. 그래서 그 책임감에 억눌리는 날도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시험관을 두 번 해서 생긴 아기였다.

당연히 내가 아기 낳기를 선택한 것이 먼저이긴 하지만, 요즘은 점점 아기의 주체성이라고 해야 하나, 나를 이용해 태어나려는 아기의 의지에 대해 생각한다.
웃고 있는 듯한 아기의 모습이 찍힌 초음파 사진.
2. 아기는 나를 끊임없이 연습시킨다. 첫번째 연습은 잠을 줄이는 것이었다. 나는 어렸을 적부터 잠이 많았다. 지금도 잠을 자는 것이 최고의 건강 비법이자 멘탈 관리법이라고 믿는다. 임신 출산 육아 중, 임신이나 출산도 무서웠지만 육아를 하며 잠을 못 잔다는 것이 가장 무서웠다. 평소보다 한두 시간이라도 덜 자면 머리가 아프고 하루를 망치는 경험이 많았다. 아기를 낳으면 하루도 아니고 몇 달을 잠을 설친다는 공포는 나에게 엄청난 것이었다.
 
임신 후기로 갈수록 방광이 눌려서인지 툭하면 화장실에 가야 했다. 깨어있을 때는 거의 30분마다 화장실에 가야 했다. 잠을 자도 그런 느낌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12시간도 내리자던 내가 3~4시간이 지나면 일어나서 화장실에 가야 했다. 임신 후반기부터 자다가 3~4시간 텀으로 일어났다. 한번 일어나면 다시 잠에 들기 어려운 상황도 발생했다. 보통은 잠에서 깨더라도 금방 다시 잠들던 나였는데 처음 겪어보는 일이었다.
 
몇 달을 이렇게 자다 깨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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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업은 콘텐츠 이야기 쓰는 기자. 휴직 중 에세이를 쓰고 있다. 무언갈 읽고 있는 상태가 가장 편안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왜 좋아하는지 잘 쓰는 사람이고 싶다. 이메일 mink@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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