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램덩크에서 가장 후회하지 않는 남자-승리보다 중요한 가치, 상양 김수겸
2024/04/02
We are all in the gutter, but some of us are looking at the stars.
-Oscar Wild
드물게 그런 사람이 존재한다. 진창 속에서도 별을 바라보는.
많은 이들이 강한 팀을 좋아한다. 연승과 무패 신화의 근사함. 그러나 진실로 사람들이 사랑하는 것은 무조건적인 강함이 아니라 멋진 경기를 하는 팀이라고 생각한다. 설령 그로 인해 패배하더라도.
슬램덩크의 상양전은 팬들 사이에서 다소 임팩트가 떨어지는 경기라는 인식이 있다. 선수 겸 감독인 김수겸이 벤치에서 나왔지만 이후 경기가 생각만큼 상양의 월등함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기동력의 북산과 높이의 상양. 이 두 팀의 대결은 확실히 폭발하는 농구트럭 이정환의 해남이나 천재 윤대협의 능남 그리고 여러모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에이스 킬러 남훈의 풍전, 최종 보스전이었던 이명헌의 산왕과의 경기에 비하면 단조로운 느낌이다. 하지만 과연 그러한가?
상양전은 오히려 농구 외적인 부분이 중요한 경기다. 북산의 주요 선수들이 상양전을 치르며 비로소 농구 선수로서의 매너를, 그러니까 한 명의 플레이어로서의 자세를 배워나가기 때문이다. 특히나 양아치 전적이 있는 두 사람, 바로 강백호와 정대만이. 상양전은 농구부 최후의 날 에피소드 이후 비로소 북산 5인 체제가 갖춰지고 치루는 첫 정식 경기였다.
상양은 정대만, 강백호와 같이 흔들리기 쉬운 불량아들의 성장을 가장 강하게 자극하는 팀이다.
경기를 시작하기 전부터 정대만은 한 때는 굉장했지만 이제는 사라져 버린 허명의 주인공이란 비아냥에 심하게 동요한다. 헛되게 시간을 보내버리는 바람에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고 과거의 유산에 기대 뛰어야 하는 자신의 한계를 직격한, 그가 가장 마주하기 두려워한 진실이었기에. 동시에 강백호는 이전 경기들로부터 누적되어 온 파울에 예민하게 반응한다. 제약 없이 시비 걸어오는 상대를 때려눕혀왔던 그는 이제 코트 위에 올라 엄격한 농구 룰의 적용을 받는 선수가 됐다. 반칙과 거친 플레이의 미...
이 글을 보니 토트넘이라는 축구팀이 생각나네요 혼자만 김수겸처럼 살다가 조금씩 주변인들도 바꿔가는 것으로 보이는 그 선수도 생각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