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재혁 · 좋아하는 걸 애정하는
2023/12/07
그토록 학수고대하던 <너와 나>가 개봉했다. 비록 바로 보러 가진 못했지만, 덕분에 영화를 기다리는 순간순간들에 더욱이 기대를 채워 설렘을 안을 수 있었다. 사전 정보를 전혀 취득하지 않고 영화를 보았어야 했는데... 아쉬움이 맴돌았다. 감상하는 내내, 한 가지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던 것이다.



<너와 나>는 그 어떤 영화보다 특별하게 다가왔다. 영화의 주인공들의 서사보다도, 이를 만들어냈을 감독에게 더욱 이입이 되었다. 무슨 소리인가 싶을 수도 있는데, 이 작품은 다름 아닌 '세월호 참사'를 담아낸다. 계속 사로잡혀 있던 생각도, 여기에 기인한 슬픔과 연결된 무엇이었다. 조현철은 대단한 도전을 했다. 다시는 있어선 안 될 참사를, 정치적으로 악용되어 한없이 더럽혀진 이 사건을 다시금 기리고자 한 것이다.



보기 전엔, 다소 걱정을 많이 했다. 심지어 보는 중에도 그랬다. 이 영화가 누군가에겐 상처가 되지 않을까하는 염려가 끊임없이 차올랐다. 그러던 도중에 자연스레 감독에게 이입이 된 것이다. 작품을 어떻게 진행시켜 나갈지 고민하던 감독의 시선과 그 고뇌가 나에게 스며들었다. 내 속에서 "나였어도 이렇게 풀어나갔을거야"하는 공감의 목소리가, 결국 사랑이 도사리고 있을 것이라는 감독의 간절한 믿음이 다가왔다.



이제는 안다. 이 영화는 침울함을 불어넣는 영화가, 참사를 끔찍하게 풀어나간 영화가 아니라는 사실을. 사랑으로써 추억하고, 서로의 삶을 간직할 수 있는 너, 그리고 나에 대한 찬사.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으니, 더 이상 같잖은 위로가 아닌 삶과 죽음에 대한 이해를 전제로 살아가자는 다짐. 죽음을 생각해보며 삶을 살아갈 수 있게 만드는 소중한 영화.



조현철은 향후 한국 영화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야 하는 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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